국내 펀드 순자산 1070조원…ETF 급격한 성장
전년대비 10% ↑…10년 평균 7.9%보다 높은 성장률
글로벌 증시 강세·금리인하 기대로 모든 유형 펀드↑
올 상반기 국내 펀드 순자산금액은 1070조원에 육박했다. 전년 말 대비 10% 성장한 규모로 최근 10년 평균 7.9%보다 높은 성장률이다. 펀드 설정액도 85조원이 증가해 1012조원을 넘어섰다. 글로벌 증시 강세와 금리인하 기대로 주식형과 채권형 펀드 등 모든 유형의 펀드가 증가세를 보였다.
◆채권형 펀드 18.7조원 증가 …부동산펀드 성장 둔화 =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국내 펀드 전체 순자산금액은 1069조5469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보다 98조1397억원 증가한 금액이다. 설정액 또한 1012조5281억원으로 84조3677억원 늘었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연초 이후 모든 유형이 증가세를 나타냈다. 특히 채권형 펀드는 작년말 보다 18조7386억원(13.6%) 증가한 156조9865억원을 기록했다. 주식형펀드 순자산 규모는 18조6119억원(16.8%) 증가한 129억4224억원이다.
반면 부동산과 특별자산 펀드는 소폭 성장에 머물렀다. 부동산 펀드 순자산금액은 174조657억원으로 작년말 대비 2.7% 늘었고 특별자산펀드는 151조5343억원으로 2.5% 증가했다. 고금리 지속에 따른 부동산 및 대체투자 시장을 둘러싼 우려가 지속되면서 성장세가 전년 동기 대비 대폭 둔화된 모습이다.
특히 부동산 펀드의 경우 월간 기준으로는 39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지만 국내외 부동산 시장의 냉각으로 신규 투자 자금이 유입이 둔화되어 전년 말 대비 4조5637억원 증가에 그쳤다. 특별자산형 펀드는 그동안 성장을 주도해왔던 해외 투자 유형을 중심으로 기관의 자금 집행이 급격히 둔화된 영향이 크다.
혼합자산형 펀드는 올해 들어 9조2630억원 증가하며 사상 최대 규모인 67조8369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동안 15.8% 성장해 기존 성장 궤도로의 복귀한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나라 ETF, 146조원까지 성장 = 올해 상반기 국내 펀드시장은 전년말 대비 10% 성장했다. 이는 최근 3년래 가장 높은 성장률로 2020년 이후 평균인 7.3% 보다 높으며, 2014년 이후 10년 평균인 7.9% 보다 높은 수준의 성장을 보인 것이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는 미 연준의 통화 정책 기조 변화 기대, AI를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에 대한 관심 증가 등으로 일부 투자심리 회복이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 해 상반기 3.0% 성장을 보였던 채권형의 경우 올해 들어서는 13.6% 성장하며 성장세가 강화됐다. 또한 최근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던 채권혼합형의 경우 올해 상반기 동안 3조9508억원 증가하며 전년말 대비 25.4% 증가세를 기록했다
전 세계적으로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성장하는 가운데 우리나라 ETF 시장은 매우 빠르게 급성장해 146조원까지 증가했다.
김호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ETF 시장은 국내주식 31.4%, 국내채권 19.6%, 해외주식 24.0%, 국내 기타자산 18.9%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가운데 해외주식 유형은 작년 말 23조7000억원(19.6%)에서 5개월 만에 35조원(24.0%)로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투자자들이 높은 관심을 보인 국내 채권형 ETF로도 대규모 자금 유입이 나타났다. 미국 연준의 긴축 통화정책 기조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투자심리는 회복세를 보였다.
특히 높은 절대 금리 레벨에 따른 투자매력도 부각, 투자의 편리성, 투자자 저변 확대 등으로 국내 채권형 ETF가 부각된 가운데 다양한 상품(액티브 ETF 포함)이 출시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데 성공해 대규모 자금이 유입됐다.
오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펀드시장은 국내 채권형 ETF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면서 높은 성장세를 이어 갔다”며 “MMF 설정액이 시중 유동성 증가와 상품 매력도 강화 등으로 법인 자금이 몰리면서 큰 폭의 성장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해외 주식형 펀드, 퇴직연금 펀드, 배당주 펀드, 공모주 펀드 등은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 속에 자금이 유입되며 성장을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