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ECB, 회의론 많았다

2024-07-05 13:00:09 게재

6월 통화정책회의 의사록

물가·임금 상승추세 지적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달 5년 만에 예금금리를 인하했지만 많은 위원들이 회의감을 표명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인플레이션과 임금이 반대방향으로 향하면서다. 유로존 벤치마크 예금금리는 지난달 6일(현지시각) 4.00%에서 3.75%로 인하됐다.

금리인하 결정 직후 ECB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26개 회원국 통화정책위원(각국 중앙은행 총재) 가운데 단 1명만 결정에 반대했다고 말했다. 오스트리아중앙은행 총재 로베르트 홀츠만이었다.

하지만 4일 공개된 ECB 6월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여러 일부 위원들이 “임금인상률이 상승추세이고 인플레이션, 특히 서비스 부문 물가가 여전히 높다”며 “금리를 동결하는 게 맞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의록은 이어 “금리인하에 주저하는 의견들이 개진됐지만 인하를 지지하는 뜻도 표명됐다”고 적었다.

5월 유로존 인플레이션은 그간의 하락추세를 멈추고 2.6%로 되돌아갔다. 서비스물가가 4.1% 상승하고 1분기 임금상승률이 사상최고치인 5%에 근접하면서다. 이 때문에 ECB 위원들이 올해와 내년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상향했다. 또 2025년 4분기 물가가 2% 목표치에 도달할 것이라는 예상은 이후로 미뤄졌다.

일부 위원들이 금리인하에 주저했던 사실은 투자자 심리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CB가 2주 뒤 7월 통화정책회의를 개최한다. 시장은 올해 ECB가 0.25%씩 2번 이상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데 무게감을 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주 발표된 공식지표에 따르면 6월 유로존 인플레이션은 다시 2.5%로 둔화됐다.

하지만 ECB 수석이코노미스트인 필립 레인은 “유로존 인플레이션의 고착화에 대해 여전히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ECB가 추가적인 금리인하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레인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금리향방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요소는 개별 국가 내 인플레이션”이라며 “우리가 걱정을 하는 이유다. 국내 인플레이션은 1년 전 피크 때보다 낮다. 하지만 여전히 4%에 달한다”고 말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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