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ECB, 회의론 많았다
6월 통화정책회의 의사록
물가·임금 상승추세 지적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달 5년 만에 예금금리를 인하했지만 많은 위원들이 회의감을 표명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인플레이션과 임금이 반대방향으로 향하면서다. 유로존 벤치마크 예금금리는 지난달 6일(현지시각) 4.00%에서 3.75%로 인하됐다.
금리인하 결정 직후 ECB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26개 회원국 통화정책위원(각국 중앙은행 총재) 가운데 단 1명만 결정에 반대했다고 말했다. 오스트리아중앙은행 총재 로베르트 홀츠만이었다.
하지만 4일 공개된 ECB 6월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여러 일부 위원들이 “임금인상률이 상승추세이고 인플레이션, 특히 서비스 부문 물가가 여전히 높다”며 “금리를 동결하는 게 맞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의록은 이어 “금리인하에 주저하는 의견들이 개진됐지만 인하를 지지하는 뜻도 표명됐다”고 적었다.
5월 유로존 인플레이션은 그간의 하락추세를 멈추고 2.6%로 되돌아갔다. 서비스물가가 4.1% 상승하고 1분기 임금상승률이 사상최고치인 5%에 근접하면서다. 이 때문에 ECB 위원들이 올해와 내년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상향했다. 또 2025년 4분기 물가가 2% 목표치에 도달할 것이라는 예상은 이후로 미뤄졌다.
일부 위원들이 금리인하에 주저했던 사실은 투자자 심리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CB가 2주 뒤 7월 통화정책회의를 개최한다. 시장은 올해 ECB가 0.25%씩 2번 이상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데 무게감을 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주 발표된 공식지표에 따르면 6월 유로존 인플레이션은 다시 2.5%로 둔화됐다.
하지만 ECB 수석이코노미스트인 필립 레인은 “유로존 인플레이션의 고착화에 대해 여전히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ECB가 추가적인 금리인하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레인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금리향방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요소는 개별 국가 내 인플레이션”이라며 “우리가 걱정을 하는 이유다. 국내 인플레이션은 1년 전 피크 때보다 낮다. 하지만 여전히 4%에 달한다”고 말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