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명예훼손’ 김만배 신학림 다음주 기소
‘배후 수사’ 확대 주목
지난 대선 국면에서 허위 인터뷰를 보도해 윤석열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이 다음 주 재판에 넘겨질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관계자는 4일 “이 사건은 김씨가 자신의 범행을 은폐하고 대장동에서 얻은 이익을 지키기 위해 허위프레임을 만들어 금품을 매개로 친한 기자와 언론사를 통해 허위사실을 유포, 민의를 왜곡한 사건”이라며 “구속기간 내 기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오는 9일, 신 전 위원장은 오는 10일 각각 구속기간이 만료된다.
앞서 지난달 21일 법원은 배임수·증재,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 혐의로 검찰이 청구한 김씨와 신 전 위원장의 구속영장에 대해 ‘증거인멸과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발부한 바 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와 신 전 위원장은 대선을 앞둔 2021년 9월 15일 허위 인터뷰를 하고 투표일 직전 인터넷 매체 뉴스타파가 이를 보도하도록 해 윤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인터뷰에서 김씨는 당시 뉴스타파 전문위원이던 신 전 위원장에게 ‘윤 대통령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수사할 당시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 사건을 덮어줬다’는 취지로 말했는데 검찰은 이같은 내용이 허위라고 봤다. 그럼에도 대선 투표일 사흘 전인 2022년 3월 6일 뉴스타파를 통해 보도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김씨는 인터뷰 닷새 뒤인 2021년 9월 20일 신 전 위원장에게 ‘혼맥지도’ 책값 명목으로 1억6500만원을 건넸는데 검찰은 이 돈이 허위 인터뷰의 대가라고 본다.
검찰이 김씨와 신 전 위원장을 기소하기로 함에 따라 ‘배후세력’으로 수사를 확대할지 주목된다. 앞서 지난해 ‘대선개입 여론조작 특별수사팀’을 구성한 검찰은 김씨와 신 전 위원장의 허위 인터뷰에 배후가 있다고 보고 수사를 해왔다. 하지만 김씨와 신 전 위원장 구속영장에는 배후와 관련된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검찰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으로부터 허위 인터뷰가 보도된 2022년 3월 김씨가 구속상태에서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캠프측 인사와 긴밀히 소통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최근 이성문 전 화천대유 대표를 불러 2019년 9월 언론과의 인터뷰 과정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는 당시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와는 모르는 사이”라며 “공무원 정치인과 결탁한 부정행위는 단 한 건도 없다”고 했었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 “김만배씨가 시키는 대로 인터뷰 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 관계자는 “일단 구속된 2명을 기소하고 그 외 의혹에 대해선 구속기간에 구애 받지 않고 필요한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