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투자소득 비과세 혜택 약발 다했나
본원소득수지 흑자 작년 30% 수준으로 급감
“지난해 1월 첫시행 효과, 하반기에는 회복”
우리나라 기업 등이 해외에 투자해 얻은 배당과 이자 등의 소득수지 흑자가 지난해보다 급감했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기업이 해외 자회사 등에서 얻은 배당금 등을 국내로 송금할 경우 비과세 혜택을 주면서 급증했던 본원소득수지가 올해는 예년 수준으로 돌아왔다.
한국은행이 지난 5일 발표한 ‘2024년 5월 국제수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누적 본원소득수지는 42억8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32억3000만달러) 대비 32.4% 수준에 그쳤다. 올해 누적 본원소득수지는 2022년 같은 기간(26억1000만달러)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어서 연간 흑자규모도 지난해(316억1000만달러)를 밑도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월간 추이를 보면 예년과 달리 1월(66억7000만달러)에 급증했다. 정부가 해외 자회사 등에서 송금한 배당금에 대해 비과세하면서 기업들이 앞다퉈 국내로 들여왔기 때문이다. 다만 한은은 하반기 이후 흑자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 관계자는 “작년은 시행 첫해라서 1월에 더 많이 유입된 측면이 있다”면서 “우리나라 기업은 3~4월에 배당이 집중돼 있지만, 해외에서 유입되는 소득은 분산돼 하반기 이후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본원소득수지는 배당 및 이자, 임금소득의 국내 순유입과 해외로의 순유출 차이로 집계한다. 우리의 경우 배당과 이자소득이 압도적이다. 한국은 2010년(-6억9000만달러)까지 수십년 동안 이 부분에서 적자를 봐왔지만, 2011년 사상 처음 54억달러 흑자로 돌아선 이후 지난해(316억1000만달러)까지 13년 연속 흑자를 이어오고 있다. 흑자 규모도 해마다 커지는 추세이다.
본원소득수지는 해외에 투자한 자본이 벌어들이는 소득이어서 기복없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점에서 대외 교역여건에 따라 부침이 많은 상품수지와 비교된다. 대표적으로 일본은 막대한 해외투자로 벌어들이는 자본소득수지 흑자로 무역수지 적자를 방어하면서 경상수지 전체 흑자를 유지하는 나라이다.
우리나라도 2022년 본원소득수지 흑자(203억5000만달러)가 상품수지 흑자(156억2000만달러)를 사상 처음으로 넘어서 그해 경상수지 흑자(258억3000만달러)를 지탱하는 역할을 했다. 지난해도 상품수지 흑자(340억9000만달러)가 급감했지만 본원소득수지가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경상수지 흑자(354억9000만달러)를 유지할 수 있었다. 국제수지의 또 한축인 서비스수지는 지난해(-256억6000만달러) 막대한 적자를 기록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