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 ‘최 목사 면담조율’ 행정관 조사
대통령실 직원 2명 조사 마쳐
김건희 여사 소환 임박 관측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최재영 목사와 직접 연락해 일정을 조율한 대통령실 행정관을 조사했다. 최 목사의 민원 협의를 담당했던 대통령실 직원에 이어 김 여사의 일정을 관리하는 직원에 대해서도 조사가 진행된 것. 핵심 참고인 조사가 이뤄진 만큼 김 여사에 대한 소환조사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1부(김승호 부장검사)는 지난 3일 유 모 대통령실 행정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유 행정관을 상대로 최 목사와 나눈 구체적인 대화 내용, 김 여사와의 면담을 조율한 경위 등을 묻고 카카오톡 메시지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행정관은 김 여사가 운영하던 코바나컨텐츠 직원 출신으로 윤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대통령실에 합류해 김 여사를 보좌해왔다. 정치권에서는 ‘관저팀’ ‘여사팀’으로 불리는 등 김 여사의 최측근으로 알려졌다.
유 행정관은 최 목사가 지난 2022년 9월 김 여사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명품가방 사진을 보내며 접견을 거듭 요청하자 “여사님이 시간을 내 보시겠다고 하신다”며 일정을 조율한 인물이다. 실제 최 목사는 그해 9월 13일 서울 서초구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김 여사와 만났고 이 자리에서 300만원 상당의 명품 가방을 건넸다.
최 목사가 김 여사에게 180만원 상당의 명품 향수와 화장품을 전달한 2022년 6월 20일 첫 접견 때에도 유 행정관을 통해 일정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검찰은 지난달 19일 최 목사와 청탁 관련 연락을 주고받은 조 모 대통령실 행정관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조 행정관 역시 윤 대통령 취임 초기부터 김 여사를 보좌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 목사는 김 여사에게 김창준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의 국립묘지 안장 등을 청탁하자 조 행정관으로부터 연락이 왔다고 밝힌 바 있다. 최 목사가 공개한 통화녹취에 따르면 조 행정관은 2022년 10월 17일 최 목사에게 전화해 “김창준 의원님 건으로 ‘서초동’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며 청탁 내용을 검토한 결과를 설명했다. 그는 국립묘지 안장 요건과 신청절차 등을 전달하고 국가보훈부 사무관 연락처를 안내하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 5월 이원석 검찰총장 지시로 전담 수사팀을 구성한 뒤 김 여사를 고발한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와 최 목사를 잇따라 소환하고 김창준 전 의원의 배우자를 조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왔다. 조 행정관에 이어 유 행정관까지 조사하면서 최 목사가 명품가방 전달 과정에 관여했다고 지목한 대통령실 인사들에 대해서도 일차적인 조사는 마친 셈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지금까지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조만간 김 여사에 대한 조사 방식과 시기 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 김 여사를 소환할 경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관련 내용도 함께 조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필요한 수사를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며 “김 여사에 대한 수사 방식이나 시기 등에 대해선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