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카 유용 의혹’ 이재명 부부 소환 통보
민주당 “국민 분노 덮으려 국면전환 쇼”
검찰 “형사소송법 근거 통상의 수사 절차”
검찰이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부부에게 소환조사를 받을 것을 통보했다. 민주당은 “국면전환 쇼”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방검찰청 공공수사부(허훈 부장검사)는 지난 4일 이 전 대표측에 업무상 배임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받을 것을 통보했다. 검찰은 다만 소환 날짜를 특정하지 않고 추후 협의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은 2018~2019년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전 대표와 배우자 김혜경씨가 당시 도청 별정직 5급 공무원인 배 모씨 등에게 샌드위치, 과일 등 개인 음식값을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하게 하는 등 경기도 예산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내용이다.
이 의혹은 당시 배씨의 지시를 받아 음식 등을 이 전 대표 집으로 전달한 경기도 별정직 직원 조명현씨의 폭로로 불거졌다. 조씨는 김혜경씨와 배씨가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다고 신고했고, 배씨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조씨는 또 지난해 8월 이 전 대표의 법인카드 유용 지시 및 묵인 행위를 조사해달라고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했다. 이에 권익위는 이 대표가 법인카드 유용사실을 알았을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해 대검에 이첩했고 대검은 수원지검에 넘겨 수사해왔다.
검찰의 이 전 대표 부부 소환통보에 민주당은 거세게 반발했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7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분노를 덮기 위한 국면 전환 쇼”라며 “정권의 위기 때마다 이 전 대표를 제물 삼는 윤석열 대통령과 정치검찰은 정권 수호를 위한 방탄수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위원회는 또 “(소환 통보는) 민주당이 국회 본회의에서 순직해병 특검법을 통과시키던 그날, 비위 검사들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제출한 직후의 일”이라며 “윤 대통령과 검찰이 궁지에 몰리자 이 전 대표에 대한 수사로 국면을 전환하고 위기에서 탈출해보겠다는 비겁하고 무도한 습성”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수원지검은 입장문을 내고 “이번 출석 요구는 형사소송법에 근거한 통상의 수사 절차이고 고발된 혐의 사실에 관해 당사자의 진술을 듣고 소명할 기회를 주는 차원”이라며 “검찰은 증거와 법리에 따라 사건을 처분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