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 돌입…윤 정부 경제 집중타 예고
정책·세제 등 … 민주당, 이진숙 ‘부적격’
강민수 후보자, 8.15 망언·이해충돌 검증
22대 국회 첫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수면 밑에 잠겨 있던 윤석열 대통령의 ‘인사 문제’를 수면 위로 띄울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 인사시스템을 재조명하면서 도덕적 기준과 함께 방송, 세제, 예산, 금융, 환경 등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특히 경제 분야에 대해 전반적으로 평가하고 부실 국정운영을 부각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취임 이후 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없이 24명을 임명 강행한 윤 대통령 독주가 지속할지도 관심이다.
8일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오는 16일 강민수 국세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시작으로 환경부장관 후보자, 금융위원장 후보자,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연이어 개최된다. 국회 기획재정위는 이날 강 후보자에 대한 청문계획서를 채택하고 증인과 자료제출 요구에 나서기로 했다. 벌써 강 후보자의 이해충돌 문제와 전두환 두둔·5.18 폄훼 논란이 불거졌다. 그는 1995년 석사논문에서 12.12 군사반란을 ‘거사’로, 5.18 민주화운동을 ‘광주 사태’로 평가했다. 강 후보자 배우자 조모씨 일가가 운영하는 (주)유창 계열 기업집단의 2023년 기준 매출액이 8257억원, 자산총액이 5144억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상 사적이해관계자에 해당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재위원인 천아람 의원은 “처가와 관련해서 공정하고 중립적인 국세행정 의사결정이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했다. 민주당 기재위 관계자는 “그동안 유창에 대한 세무조사 등이 제대로 이뤄졌는지가 청문 검증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처가 쪽 재산이 많은 만큼 많은 제보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강 후보자 측은 “후보자는 지난 30년간 맡은 바 직무에 충실하면서 공평무사하게 공직을 수행해 왔다”며 “앞으로도 법과 원칙에 따라 투명하고 공정하게 세무행정을 펼쳐나가겠다”고 했다.
기재부 예산실 출신의 김완섭 환경부 장관후보자,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출신의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 MBC 민영화 시도 의혹을 받고 있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등도 이달 중 청문 검증을 거칠 전망이다. 윤석열정부의 원전 등 환경문제와 함께 경제정책, 금융정책, 방송정책이 주요 쟁점으로 도마 위에 올라갈 전망이다. 김완섭 후보자의 경우 비전문가라는 점과 구멍난 세수 문제가 주요 질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김병완 후보자는 기재부 정통 거시경제 라인을 거쳤다는 점에서 윤석열정부의 경제정책 운용방향에 대한 논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이 강력하게 벼르고 있는 이진숙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이번 청문 일정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는 최근 논란을 불러 일으킨 윤 대통령의 ‘이태원 참사 조작 발언’과 동일한 인식을 갖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유튜브에 의존한 국정운영 의혹이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민주당이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는 과방위에서는 이 후보자에 대해 이미 ‘부적격’ 판정을 내려놓은 만큼 ‘부적격 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할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인다.
현 정부 들어 국회 인사청문회 이후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았는데도 임명을 강행한 장관급 인사가 벌써 24명에 달한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역대 정부 청문보고서 미채택 건수는 문재인 대통령 35건, 이명박 대통령 26건, 박근혜 대통령 14건 순이었다. 그 뒤는 노무현 대통령(5건)과 김대중 대통령(2건)이 이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