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후보사퇴 요구 저지 ‘총력전’ 나서
“이제 그만” 의원들에 서한 상원의원 첫 사퇴촉구 나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친정인 민주당 의원들에게 대선 완주 방침을 밝히고 지난달 27일 TV토론 이후 일각에서 계속되는 후보직 사퇴 요구 관련 논의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워싱턴포스트(WP)와 CNN 방송 등 미 언론은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상·하원 의원들이 독립기념일 휴회를 마치고 워싱턴DC에 다시 모이는 시점을 택해 자신에 대한 불출마 요구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총력전에 나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2쪽 분량의 서한을 민주당 의원들에게 보내 “언론 등에서의 각종 추측에도 끝까지 선거를 치러 도널드 트럼프를 이기리라는 것이 나의 굳은 각오”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이번 대선에 뭐가 걸렸는지에 대한 선의의 공포와 걱정, 사람들이 가진 우려를 들었다. 내가 그 우려를 모르는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어떻게 전진할 것에 대한 문제 제기는 지난 일주일간 많이 있었다”면서 “이제는 그만해야 할 때다”라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 전당대회까지 42일, 대선까지는 119일이 남았다면서 “이제 힘을 모아 단결된 당으로 전진하고 도널드 트럼프를 패배시켜야 할 때”라고 호소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MSNBC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나는 내가 트럼프를 이길 수 있는 최고의 후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면 출마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해 대선 완주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에는 ‘승리 펀드 국가 재정위원회’의 화상 통화에 참여했다.
그는 선거자금 주요 기부자 등 300여명이 참여한 이 통화에서 자신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길 수 있는 최고의 후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고 CNN 등은 전했다. 그는 또 9월로 예정된 2차 토론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공격, 공격, 공격”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밤에는 민주당 흑인 하원의원 모임(Congressional Black Caucus)과 화상으로 만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도 이날 사우스캐롤라이나 유세에서 “조는 올인(all in·다 걸기)한다고 분명히 했다”면서 “나도 올인”이라고 밝혔다.
마침 이날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가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에 이어 바이든 대통령 지지 의사를 밝혔지만 민주당 내부는 여전히 요동치고 있다.
하원 민주당에서는 전날 비공개로 사퇴를 촉구한 애덤 스미스(워싱턴주) 의원이 이날 공개적으로 불출마를 요구하기도 했다. 민주당 하원의원 중 6명이 현재까지 바이든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후보직 사퇴를 요구한 상태다.
이날 바이든 사퇴를 요구하는 첫 성명이 나오는 등 상원 의원들도 동요하기는 마찬가지다.
뉴욕타임스(NYT)는 패티 머레이 (워싱턴주)상원의원이 이날 저녁 성명을 내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강한 존경심”에도 불구하고 “가까운 장래에 훨씬 더 강력하고 활기찬 후보를 선거 유세장에서 볼 필요가 있다. 이 중요한 시기에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놀라운 유산을 보존하고 미래를 위한 최선의 방법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면서 후보직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의 후보 사퇴를 논의하기 위해 회동을 추진하다 취소한 마크 워너 상원의원(버지니아)도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를 막는 최선의 방법에 관해 더 광범위한 그룹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야 한다”면서 “지금이 가장 강력한 전진 방안에 대해 논의해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CNN은 “이날 저녁 많은 민주당 상원의원들이 바이든을 어떻게 해야 할지 실시간으로 고민하고 있는 중”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셰로드 브라운(오하이오), 태미 볼드윈(위스콘신) 상원의원은 “유권자들은 이 모든 것에 대해 정당한 의문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 하원의원들은 9일 오전 전체 의원총회를 진행하며 상원 의원들도 같은 날 정례 오찬 회의를 한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