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T커머스 도입 기대감 높지만…
중기중앙회가 추진 주도
반대하던 정부 입장 바꿔
단체 간 이견 해소해야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가 ‘중소기업 전용 T커머스’(중기T커머스)를 추진하고 있다. 그간 반대 하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입장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중기T커머스 도입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하지만 홈쇼핑업계와 T커머스업계가 반대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계 일각에서도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중기중앙회가 넘어야 할 장애물이다.
중기중앙회는 중소기업의 열망을 명분으로 강하게 중기T커머스 도입을 밀어 붙이고 있다. 8일 발표한 ‘중소기업 전용 T커머스 신규 도입에 대한 중소기업 인식조사’ 결과는 명분을 뒷받침하고 있다.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87.1%가 중기T커머스 신규 도입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도입이 필요한 이유(복수응답)로 △기존 T커머스사 대비 판매수수료 등 비용절감 기대(72.1%)가 가장 높았다. △중소기업의 진입장벽 완화로 이용 활성화 기대(59.5%) △중소기업 편성비율 확대로 원하는 시간대 방송편성과 횟수 증가 기대(39.8%) 등이 뒤를 이었다.
중기T커머스 도입 시 중소기업의 원활한 참여를 위해 필요한 제반사항(복수응답)으로는 △낮은 판매수수료 등 입점조건 우대(70.1%) △상위 채널번호 배정을 위한 송출수수료 우대 등 정책적 지원(36.1%) △입점 상담회 등 MD와의 소통 기회 확대(35.3%) △제품 선정 후 방송까지 절차와 시간 단축(26.9%) 등으로 조사됐다.
실제 T커머스는 TV홈쇼핑보다 적은 양의 물량으로도 진입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
TV홈쇼핑에 비해 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이 위험 부담을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는 판로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T커머스 신규 도입에 대한 중소기업인들의 기대가 매우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간 반대하던 정부도 입장을 바꿨다.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산하 ‘소상공인 자생력 높이기’ 특별위원회는 소상공인 대상 TV판로 확대를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T커머스 검토 입장으로 선회했다.
반대의견도 여전히 존재한다. 기존 T커머스업계와 유통사들은 과열경쟁 등을 우려하며 채널 신설을 꺼려하고 있다.
기존 T커머스가 소상공인의 판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T커머스 사업자들의 중소기업 제품 평균편성 비율은 73% 가량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 단체 일각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중기중앙회 주도의 중기T커머스 도입은 제2의 홈앤쇼핑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소상공인업계에서는 중소기업 전용이 아닌 소상공인 전용을 요구하고 있다.
교수출신 중소기업 전문가는 “지금은 중소기업 판로정책 전반을 살펴 정책효과를 극대화 시키는 재설계가 중요하다”면서 “당장 중기T커머스 도입은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