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나토정상들과 정상적으로 어울려”
“보좌관없이 홀로 대응”
하원선 7번째 사퇴 요구
최근 대선 TV토론 이후 고령에 따른 인지력 저하 논란에 휩싸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나토 창설 75주년 행사 연설에서 힘 있는 모습을 보였으며, 이어진 리셉션에서 나토의 유럽 지도자들과 정상적으로 어울렸다고 미 언론들이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한 유럽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나토 지도자 31명과의 리셉션에서 바이든의 태도는 공개연설에서와 비슷했고, 한번에 몇분씩 짧은 만남에서도 다른 정상들을 알아보고 유동적으로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보좌관 없이 다른 정상들과 홀로 어울렸다”고 전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에 앞서 그와 잠시 대화를 나눈 다른 유럽 관계자는 “바이든이 링에 오르기 전 권투 선수처럼 몸을 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한 연설에서도 ‘폭망’ 논란을 불렀던 TV토론과 달리 강력한 모습을 보였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나토 동맹국들을 향해 냉전 시대에 유럽을 재건하고 함께 유지한 동맹이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고 선언하는 강력한 연설을 했다면서, 비록 텔레프롬프터를 읽으며 연설했지만 목소리에 거친 숨소리가 전혀 없었다고 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의 논란을 의식한 듯 연설 내내 눈과 목소리에 힘을 주는 모습이었다.
한편, 후보사퇴 논란과 맞물려 관심을 모았던 민주당 상·하원의원들의 이날 연쇄 회동은 집단적인 후보 사퇴 요구 분출 없이 종료됐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경쟁력에 대한 회의론이 계속되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유지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분위기가 여전했다. AP통신은 “민주당 의원들이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바이든의 대선 후보직 유지 여부에 대한 특별한 질문을 놓고 씨름하면서 의사당 분위기는 암울하고 불확실해졌다”고 보도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하원 의원총회에 이어 낮에는 상원의원 오찬 회의를 각각 진행했으며 두 회의 모두 의원들간 총의가 하나로 모이지는 않았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이날 늦게 하원 민주당 7선 의원인 뉴저지의 미키 셰릴 민주당 의원은 성명을 내고 바이든 대통령에게 “재선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선언해달라”고 요구했다. 213명의 민주당 하원의원 가운데 공개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한 사람은 셰릴 의원까지 모두 7명이다.
반면, 하원 흑인 의원 모임, 히스패닉 의원 모임, 진보성향 의원 등은 공개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수행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NYT는 “상·하원의원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당장은 바이든 대통령을 밀어내는 노력에 힘을 쏟는 것을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을 시사했다”고 평가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