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우군들 가세 바이든 사퇴론 ‘폭발’
펠로시 “시간 촉박” 클루니 “이미 댐 붕괴” … 당내 “바이든으론 참패” 확산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CNN방송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오랜 우군’인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이 ‘결단’을 촉구하는 미묘한 발언으로 당내에 큰 파장을 일으켰고, 바이든의 선거자금 모금에 앞장서 온 할리우드 스타 조지 클루니가 바이든의 후보 사퇴를 촉구했다.
펠로시 전 의장은 이날 MSNBC의 ‘모닝조’ 프로그램에 출연해 바이든 대통령 재선을 둘러싼 민주당 내부의 강한 우려와 관련, “출마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전적으로 대통령에게 달린 일”이라고 전제했다. 펠로시 전 의장은 그러면서 “시간이 없기 때문에, 우리는 그가 그 결정을 내리기를 촉구하고 있다”며 “그러나 그는 사랑받고 존중받는 대통령이며, 사람들은 그가 결단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미 완주 결정을 내린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나는 바이든 대통령이 무엇이든 결심한 대로 하기를 바란다”면서도 “그가 결정하면 우리는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펠로시 전 의장은 이어 “모든 사람이 그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우선 마무리하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한다)”며 “여러분이 무슨 생각을 하든 잠시 기다리고, 이번 주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지켜보기까지는 여러분이 무엇을 원하든 그것을 테이블에 올려놓지는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펠로시의 발언은 나토 정상회의 이후 바이든 대통령 거취 문제에 대해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으로 사실상 결단을 촉구한 셈이다.
NYT는 “펠로시 전 의장이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 문제를 놓고 재고할 시간이 아직 존재한다는 강력한 공개적 신호를 보냈다”며 “이 같은 발언은 당내 분열을 감안, 과열된 민주당 지지층에 방향 전환의 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지적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 선거 자금 모금에 앞장서 온 영화배우 조지 클루니도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촉구 대열에 동참해 파장을 키웠다. 클루니는 ‘바이든을 사랑하지만, 우리에겐 새로운 후보가 필요하다’란 제목의 NYT 기고문에서 “우리는 이 대통령으로 11월(대선)에 이기지 못할 것”이라며 “거기에다 우리는 하원도 이기지 못하고, 상원도 뺏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프랑스 총선에서 200여명의 좌파 후보가 극우 저지를 위해 사퇴한 사실을 거론하며 바이든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는 한편, 대다수 의원이 ‘기다려보자’는 선택을 한 것을 지적, “댐은 이미 무너졌다”면서 민주당 지도부와 의원들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후보직 사퇴를 요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의원들의 바이든 사퇴 요구 목소리는 이날도 계속 이어졌다. 뉴욕이 지역구인 팻 라이언 하원의원이 공개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를 요구해 바이든 대통령의 거취를 공개적으로 압박한 민주당 상·하원의원의 수는 모두 8명으로 늘었다.
특히 마이클 베넷(콜로라도) 상원의원은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TV토론의 비참한 성적을 거론하며 11월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할 수 없으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승할 것이라는 주장까지 내놨다.
또 리처드 블루먼솔 상원의원(코네티컷)은 기자들과 만나 “조 바이든의 대선 승리에 깊이 우려한다”며 조속한 결론 도달을 강조했고, 피터 웰치 상원의원(버몬트)도 “현재 표현되고 있는 우려들이 전달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당의 지지기반 절반이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승리에 우려를 표하고 있지만 민주당 정치인 다수는 아직도 공개적으로 그의 후보 사퇴를 요구하고 있지는 않다”면서 “그들은 신중하게 단어를 골라 바이든 대통령이 완주 의사를 재고하도록 암시를 이어가고 있으며, 그 노력은 갈수록 강도를 더하고 있다”고 현 상황을 평가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