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병상 쏠림 방지책 속도낸다
지방 의료인력 유출 차단
수도권 병상 쏠림을 막는 방지책 마련에 속도를 낸다. 수도권 병원의 병상 증가는 지방의 의사 간호사 등 의료인력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현상을 낳기 때문에 특히 차단해야 할 부분이다.
1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병상시책 발표한 이후 시도별 계획을 보완하는 작업 중이다. 이 과정에서 병상 과잉인 시·도에 대해 2027년까지 병상을 더 늘리지 않도록 기존계획을 수정보완하는 공문을 8일 발송했다.
지난해 8월 8일 보건복지부는 제3기 병상수급 기본시책(2023~2027)을 밝히면서 병상 과잉 공급과 지역간 쏠림을 막기 위해 “3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과 수도권 상급 종합병원 분원을 개설할 때 보건복지부 장관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1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이 병상을 신설·증설할 때 시·도 의료기관 개설위원회의 사전 심의·승인을 받도록 할 계획이다.
우리나라 병상 수는 2021년 기준 인구 1000명당 12.8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4.3개의 약 2.9배이자 회원국 중 가장 많다. 이중 일반 병상 수는 인구 1000명당 7.3개로 OECD 평균(3.5개)의 2배 수준이다. 임상 의사 수(한의사 포함)가 인구 1000명당 2.6명으로 OECD 회원국 중 멕시코(2.5명) 다음으로 적은 수준인 것과 대조된다.
복지부는 현재 추세가 계속되면 2027년에 병상이 약 10만5000개 과잉 공급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런 과잉 공급 병상이 불필요한 의료 이용을 유발해 국민 의료비 상승의 주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관련해서 대한의사협회는 “수도권에서만 9개 대학병원이 11개 분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어 2028년에 수도권에 6000병상 이상이 증가해 과잉 공급이 야기되고 지역 간 수급 불균형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며 설립 제한을 촉구하기도 했다.
다수 대형병원이 수도권에 분원 설립을 추진하면서 지방 의료인력이 수도권으로 유출되고 필수의료 기반이 약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진다.
관련해서 각 시·도는 병상관리 기준을 바탕으로 각 지역 상황을 반영한 병상수급·관리계획을 지난해 10월 말까지 수립하기로 했다. 이달 복지부는 8일 시도별 계획을 보완할 것을 통보한 것이다. 세브란스병원(인천 송도), 고려대병원(경기 남양주·과천), 아주대병원(경기 파주·평택), 인하대병원(경기 김포), 서울아산병원(인천 청라), 서울대병원(경기 시흥), 경희대병원(경기 하남), 가천대길병원(서울 송파), 한양대병원(경기 안산)이 수도권에서 2026~2027년 분원 설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미 설립을 추진 중인 곳은 이번 규제에 해당되지 않는다. 건축허가가 돼서 실제로 계약이 진행된 곳은 신뢰이익을 보호해줘야 되기 때문에 규제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