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연 3.50% 동결

2024-07-11 13:00:09 게재

1년6개월 고금리 유지 … 다음달 회의 주목

한국은행은 11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현행 연 3.50%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지난해 1월 지금 수준으로 올린 이후 12차례에 걸쳐, 1년 6개월 동안 긴축적 통화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이날 결정으로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은 역대 최장기간을 기록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준금리 동결의 배경은 여전히 목표치(2.0%)를 웃도는 물가수준이다. 한은은 그동안 통화정책 전환을 위해서는 ‘물가가 목표치로 수렴된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2.4%까지 떨어졌지만, 목표치에 수렴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기에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창용 총재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2.4%까지 내려가면 정책 전환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던 점을 고려하면 더 큰 이유는 외환시장 변동성 우려가 컸다는 분석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390원 안팎까지 오르는 상황에서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내리면 변동성이 더 커져 거시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가계대출 급증 등 금융시장 불안정성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총재도 가계대출 급증은 금융당국의 거시건전성 정책을 통해 관리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통화정책 결정의 결정적 변수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다음달 열리는 금통위는 통화정책 결정의 가장 큰 목표인 물가안정과 금융안정 두축보다 외환시장 동향과 미국 연준 통화정책 전망이 변수다. 내수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정치권과 기업, 가계 모두 금리인하 목소리를 높이는 점도 마냥 무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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