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연 3.50% 동결
1년6개월 고금리 유지 … 다음달 회의 주목
한국은행은 11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현행 연 3.50%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지난해 1월 지금 수준으로 올린 이후 12차례에 걸쳐, 1년 6개월 동안 긴축적 통화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이날 결정으로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은 역대 최장기간을 기록했다.
기준금리 동결의 배경은 여전히 목표치(2.0%)를 웃도는 물가수준이다. 한은은 그동안 통화정책 전환을 위해서는 ‘물가가 목표치로 수렴된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2.4%까지 떨어졌지만, 목표치에 수렴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기에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창용 총재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2.4%까지 내려가면 정책 전환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던 점을 고려하면 더 큰 이유는 외환시장 변동성 우려가 컸다는 분석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390원 안팎까지 오르는 상황에서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내리면 변동성이 더 커져 거시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가계대출 급증 등 금융시장 불안정성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총재도 가계대출 급증은 금융당국의 거시건전성 정책을 통해 관리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통화정책 결정의 결정적 변수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다음달 열리는 금통위는 통화정책 결정의 가장 큰 목표인 물가안정과 금융안정 두축보다 외환시장 동향과 미국 연준 통화정책 전망이 변수다. 내수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정치권과 기업, 가계 모두 금리인하 목소리를 높이는 점도 마냥 무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