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최저임금 1000엔 놓고 공방
노동계, 내년까지 전지역 목표
재계, 영세업체 지불능력 우려
한국의 내년도 최저임금이 사상 처음으로 1만원을 넘어선 가운데 일본도 1000엔을 두고 노사가 공방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적용하기 시작한 전국 평균 최저임금은 이미 시간당 1000엔을 넘어섰지만 도쿄 등 도시와 지방이 달리 적용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1일 “2024년도 최저임금 인상액을 놓고 노사가 공방을 벌이고 있다”며 “노동단체는 내년도까지 전국적으로 1000엔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후생노동성 중앙최저임금심의회는 10일 소위원회를 열고 2024년도 적용 최저임금 인상을 놓고 격론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 노동계는 50엔 이상 큰폭의 인상을 요구했고, 재계는 영세업체의 부담을 들어 우려를 나타냈다.
지난해 10월부터 적용하고 있는 현행 일본 최저임금은 전국 가중평균 1004엔으로 이미 1000엔을 넘었다. 하지만 도쿄(1113엔)와 오사카(1064엔) 등 도시지역과 달리 가고시마(897엔)와 오키나와(896엔) 등 지방은 900엔에도 미치지 못한다. 전국적으로 최저임금이 가장 낮은 곳은 이와테현으로 시간당 893엔이다. 최근 엔저 등을 반영하면 이와테현의 최저임금은 7700원 수준에 불과한 셈이다.
일본 최저임금제도는 우리나라와 같이 전국적으로 동일하지 않고 지역별로 차등을 두고 있다. 한국도 최근 재계에서 지역과 업종별로 최저임금 수준에 차등을 두자는 제안이 나오지만 노동계 반발로 제도화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일본은 지난해 시간당 최저임금이 역대 가장 많은 43엔 오르면서 영세기업을 중심으로 이를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는 사업장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5인 이상 사업장 가운데 8.1%가 최저임금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지급했다. 특히 30인 미만 중소사업장의 경우 이 비중이 21.6%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