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채 상병 특검법’ 이달 중 재의결…수정안도 검토

2024-07-12 13:00:31 게재

국민의힘 당대표선거 이후 여당 상황 주요 변수

19일 사망 1주기 2차 ‘채상병 청문회’에 총력전

민주당 사망사건 수사외압 마지막 퍼즐 찾기 주력

25일 재의결 추진, 부결되면 수정안으로 3차 도전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채 상병 특검법’을 이달중 재의결하고 만약 부결될 경우엔 수정안을 마련해 재추진하겠다는 ‘투트랙’ 일정을 잡아놓은 것으로 알려졌다.또 채 상병 특검법은 김건희 특검법, 한동훈 특검법과 같은 맥락에서 진행하겠다는 입장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순직해병 특검법’ 거부권 행사 규탄 지난 10일 국회 본청 앞에서 ‘순직해병특검법 거부 강력 규탄·민생개혁입법 수용 요구’ 야당-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12일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이번 달 안에는 채 상병 특검법 재의결을 원안대로 추진하고 만약 이게 통과되지 못하면 수정안으로 다시 추진하려고 한다”며 “채 상병 특검법은 다소 일정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조국혁신당이 추진하는 한동훈 특검법이나 김건희 특검법과 연결해 같은 맥락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채 상병 특검법을 채상병 사망 1주기인 19일 이전에 마무리 짓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고 민주당은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예정이다. 일단 민주당은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오는 18일과 25일에 본회의를 열어 달라고 요구해 놨다. 민주당은 18일보다는 25일에 재의결안이 상정돼 표결 처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대응할 계획이다.

따라서 오는 19일, 채 상병 사망 1주기에 잡힌 사실상 2차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2차 청문회’에 총력전을 펼칠 예정이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이미 검증한 수사심의위원회의 임성근 전 사단장 무혐의 권고와 경북경찰청의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결과를 도마 위에 올려놓을 예정이다. 또 민주당은 ‘윤 대통령 격노의 원인’을 마지막 퍼즐로 보고 이를 확인하는 절차에 들어가기로 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범인 이 모씨를 통한 임 전 사단장 ‘구명 로비’ 등 SNS 대화방 내용과 언론에 공개된 녹취록 등을 구체적으로 검증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에서 확보한 녹취록의 ‘VIP에게 연락하겠다’는 내용에서 ‘VIP’가 누구냐가 쟁점이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김건희 여사와 오랜 지인인 주가조작범이 대통령을 가리키는 VIP를 언급하고, 군 장성 인사에 개입하고, 경찰 치안감 인사에 개입한다고 얘기한 사실을 국민이 육성으로 확인했다”며 “구명 로비 말고는 윤석열 대통령이 중심이 되어 임성근 살리기에 매달린 이유가 설명이 되질 않는다”고 했다.

이 모씨가 청문회 출석을 예고해 놓고 있어 민주당이 어떤 방식으로 사실확인을 할 것인지, 추가적인 녹취록도 공개될 것인지 등 청문회를 1주일 앞두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청문회를 통해 ‘김건희 여사의 국정농단’ 가능성을 제기할 예정이다.

법사위 소속 민주당 모 의원은 “19일 청문회에서 증인들이 모두 나오지 않겠지만 마지막 퍼즐인 김 여사의 관여 가능성이 높게 보이는 만큼 이를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게 핵심”이라며 “국민 여론이 김 여사의 국정농단 가능성을 높게 본다면 그만큼 채상병 특검법 통과 가능성도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23일 치러지는 국민의힘 전당대회도 주요 변수다. 전당대회는 4명의 후보가 한동훈 대 비한동훈으로 대결하고 있고 전당대회 이후에도 이러한 추세가 이어지면서 친윤석열계와 비윤석열계의 갈등이 고조될 것으로 민주당은 보고 있다. 따라서 비윤계나 친한계의 반발이 채상병 특검법 통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특히 재의결은 ‘비공개 비밀투표’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민주당이 시도해볼만한 카드로 읽힌다. 민주당 등 야당 입장에서는 108명의 국민의힘 의원 중 최소 8명을 끌고 와야 재의결에 성공할 수 있다.

앞의 법사위원은 “민주당 입장에서는 특검을 하더라도 제대로 해야 한다”면서 “대법원장이나 변협이 추천하는 특검후보가 제대로 수사를 하지 않게 되면 사실상 특검은 무의미해진다”고 했다. 이는 민주당이 수정안을 만들어 ‘통과’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제대로 수사할 특검 임명’을 위해 기존 안의 재의결에 중점을 두는 이유다.

민주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국민의힘 내부가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크게 갈라지는 등 갈등이 심화되고 있고 전당대회 결과 당대표가 누가 되든지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러한 여당 내 분열구도가 재의결과 맞물려 채상병 특검법이 의결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했다.

만약 재의결에 성공하지 못하면 수정안 등을 만들어 ‘3차 시도’에 나서겠다는 ‘플랜B’도 마련해 놓고 있다. 플랜B로 진행될 경우엔 한동훈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과 묶어 ‘트리플 특검’을 동시에 추진하는 모양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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