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윤심’ ‘김심’이 걱정인 국힘 전당대회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통령실 인사들은 “이번에는 절대 개입 안한다. ‘윤심’은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3.8 전당대회에서 ‘윤심’이 김기현을 밀고 안철수·나경원을 막으면서 결과적으로 당을 위기로 몰아넣었다는 비판을 이번에는 듣고 싶지 않다고 힘주어 말했다.
하지만 7.23 전당대회에서도 ‘윤심’의 흔적은 곳곳에서 감지된다. 윤 대통령 측근 원희룡 전 장관이 윤 대통령과 만찬 직후 출마를 선언했다. 친윤 의원들이 일사불란하게 원 후보 지원에 나섰다. 원 후보는 ‘친윤 후보’로 통하게 됐다. 대통령실은 “원 후보가 영리하게 대통령을 이용했을 뿐”이라고 강변하지만, 이 말을 믿는 국민이 있을까.
지난해 안철수 후보가 ‘윤안 연대(윤석열-안철수)’라며 윤 대통령을 슬쩍 팔자,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과 당 대표 후보는 동급이 될 수 없다”며 면박을 줬던 대통령실이다. 이번에는 왜 노골적으로 ‘윤심팔이’하는 원 후보에게 “감히 대통령을 팔아”라고 호통 치지 않는가 말이다.
윤 대통령뿐이랴. 이번에는 김건희 여사가 전당대회 한복판에 등장했다. 김 여사와 한동훈 후보만 갖고 있는 문자가 누군가에 의해 원문 그대로 공개됐다. 원 후보는 이 문자를 앞세워 한 후보를 ‘배신자’로 몰았다. 명품백 논란과 관련 대국민사과를 하려는 김 여사의 ‘간절한 요청’을 외면했다는 주장이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 설명은 다르다. 총선 직후 김 여사와 57분 통화했다는 진 교수는 “(여사) 자신은 사과할 의향이 있었는데, 주변에서 극구 말렸다고 했다” “친윤측에서 주장하는 내용은 당시 내가 여사께 직접 들은 것과는 180도 다르다”고 주장했다. 친윤이 누군가의 지시로 꺼낸 회심의 ‘문자 작전’이 삐끗한 순간이다.
윤 대통령 부부는 오랜 세월 함께했던 한 후보에 대한 실망이 크다고 한다. 김 여사가 한 후보에게 보낸 문자에서 “대통령께서 지난 일에 큰 소리로 역정을 내셔서 맘 상하셨을 거라 생각합니다”라고 적은 걸 보면 윤 대통령이 한 후보에게 ‘격노’ 했음이 짐작된다.
윤 대통령 부부가 한 후보에게 어떤 심정인지는 관심 없다. 실망하고 격노했다면 그건 윤 대통령 부부의 감정일 뿐이다. 다만 그 감정이 전당대회에 영향을 미치면 안 된다. 사실 전당대회는 이미 ‘윤심팔이’와 ‘문자 논란’으로 만신창이가 됐다. ‘윤심’ ‘김심’에 대한 걱정이 커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윤심’ ‘김심’이 전당대회판을 더 휘젓는다면? 4.10 총선 참패는 여권에게 악몽의 시작에 불과할 수도 있다. 오죽했으면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대통령실은 제발 당 대표 선거에 관심을 끄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고 조언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