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전선 북상, 17~18일 중부 폭우 가능성

2024-07-15 13:00:30 게재

이번주 남북 오르내리며 장맛비와 찜통더위 반복 … 최근 20년 집중호우 빈도 20% 이상 증가

남북을 오르락내리락하는 정체전선(장마전선) 영향으로 16일 전국에 비가 내릴 전망이다. 또한 중부지방의 경우 17일 돌풍과 함께 천둥 번개를 동반한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열대야를 날려라 더운 날씨를 보인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분수대에서 아이들이 물놀이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강하고 독해진 장마, 피해 대비 철저 = 15일 기상청은 “이번 주 정체전선이 중부에서 남북으로 진동하면서 17~18일 중부 중심으로 많은 비가 예상된다”며 “16일부터 제주도와 남부지방은 폭염특보가 차차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정체전선 영향으로 15일은 전남권과 경남권, 제주도에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며 “동풍의 영향으로 15일 늦은 오후(15~18시)까지 강원영동에 가끔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16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가끔 비가 내리고 제주도는 낮(12~15시)에, 남부지방은 밤(18~24시)에 대부분 그칠 전망이다.

일부 남부지방과 제주는 북태평양고기압 영향권에 놓이면서 폭염특보 발령 수준의 무더위가 올 수 있다. 하지만 북태평양고기압 영향권에 대한 수치예보 모델 전망이 엇갈리는 등 정체전선이 예상보다 더 아래에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남부지방에도 거센 장맛비가 내릴 수 있다.

비나 소나기가 내리는 지역에서는 일시적으로 기온이 내려가겠지만 비가 그친 뒤에는 습도가 높은 상태에서 낮 동안 다시 기온이 올라 무더울 수 있다.

폭염특보가 발효된 수도권과 강원 내륙, 충청권 내륙은 16일까지 최고체감온도가 33℃ 내외로 올라 매우 더울 전망이다. 그 밖의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도 최고체감온도가 31℃ 내외로 올라 덥겠다.

체감온도는 기온에 습도의 영향이 더해져 사람이 느끼는 더위를 정량적으로 나타낸 온도다. 습도 약 55%를 기준으로 습도가 10% 증가 혹은 감소함에 따라 체감하는 온도가 약 1℃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특징이 있다.

비가 내린 10일 오전 한 시민이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사계해안로를 걷고 있다. 서귀포=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지형 특성상 집중호우, 동쪽으로 갈수록 줄어 = 장마는 열대성 기단과 한대성 기단 사이에 형성된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여름철에 많은 양의 비가 내리는 시기다. 하지만 정체전선이 만들어졌다고 반드시 장마라고 예단할 수는 없다. 최소한 사흘 이상 비가 올 수 있는 조건 등이 맞아야 한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 하나는 있다. 여름철에 내리는 비의 양이 많아지고 강도도 세지는 경향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기상청의 장마백서에 따르면 시간당 30mm 이상의 집중호우 빈도(1mm 이상의 총강수에 대한 강수 비율)는 최근 20년(2000~2020년대)이 1970~1990년대 보다 20% 이상 증가했다. 같은 양의 비가 내리더라도 짧은 시간 동안 발생하는 집중호우는 홍수와 시설물 붕괴 등과 같이 재산피해와 인명피해를 일으킨다.

집중호우 일수는 일반 강수와 다르게 해안에서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제주도와 남해안을 제외하면 서쪽에서 동쪽으로 갈수록 발생일수가 대체로 적은 특성이 있다.

이는 여름철 집중호우를 일으키는 막대한 수증기 유입이 대부분 서해안과 남해안 쪽에서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한반도로 유입된 수증기는 동쪽으로 갈수록 감소하게 돼 태백산맥과 소백산맥과 같이 높은 산맥의 동편에 자리한 영동·경북지역과 경남 일부 내륙에서는 상대적으로 집중호우 일수가 적다.

기후변화와 같은 장기적 측면에서 우리나라 강수 강도도 증가하는 추세다. 1973년에서 2020년까지 48년동안 중부와 남부지방 모두 강수강도(시간당 강수율)의 장기적 추세는 선형 증가(출력값이 입력값에 비례하여 변화)를 보였다.

최근 30년 기후 평균으로 보면 장마는 6월 19일에 제주도에서 시작된다. 남부 지방은 6월 23일경, 중부 지방은 6월 25일이다. 이후 북태평양 고기압이 점차 북상하고 7월 26일경에 중부지방에서 가장 늦게 장마가 종료된다. 전국적으로 약 32일의 장마철이 나타난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알기쉬운 용어설명

■장마 = 우리나라의 주요 강수시기로 동아시아 몬순 시스템의 일부다.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장마와 기상학자들이 말하는 장마는 조금 다르다. 장마는 여름철에 장기간 비가 내리는 현상이다. 하지만 기상학자들은 장마철 정체전선의 형태로 내리는 비로 정의한다. 기상청에서는 정체전선의 접근과 더불어 전선을 동반한 이동성 저기압에 의해서 내리는 강수도 장마의 시작에 포함한다.

중국은 장마를 메이위(Meiyu, 梅雨), 일본에서는 바이우(Baiu, 梅雨) 라고 부른다. 매화나무의 열매인 매실이 5~6월 열릴 때 내리는 비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메이유는 열대 몬순과 대륙성 기단 사이에서 발달한다. 바이우는 주로 열대 몬순 및 북태평양 고기압과 오호츠크해 기단 세력에 영향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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