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 수사정보 유출’ 현직 경찰관 기소
압수수색 정보 여러 단계 거쳐 황씨에 전달
국가대표 출신 축구선수 황의조의 불법촬영 사건 수사정보를 외부로 유출한 현직 경찰관이 재판에 넘겨졌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1부(김승호 부장검사)는 서울의 한 경찰서 소속 조 모 경감을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지난 5일 구속기소했다.
조 경감은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서 근무하던 지난 1월 지인인 A변호사에게 황씨의 수사 정보를 알려준 혐의를 받는다. 당시 황씨는 사생활 영상을 불법촬영한 혐의로 서울청 사이버수사대의 수사를 받고 있었다. 조 경감은 담당 수사팀은 아니었지만 황씨에 대한 압수수색을 돕게 되자 그 정보를 평소 알고 지낸 A변호사에게 알려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조 경감이 누설한 정보가 여러 중간단계를 거쳐 황씨측에 전달됐다고 판단했다.
황씨측은 “내일 경찰이 압수수색을 나가니 준비하라”, “경찰이 출발해 1시간 뒤에 도착한다” 등 압수수색 일시와 장소에 관한 정보를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기밀 유출 의혹은 황씨측이 ‘수사정보가 유출됐다’며 수사관 기피 신청서를 내면서 불거졌다. 서울청 반부패수사대는 4개월 넘게 수사를 진행해 수사정보 누설의 시작점으로 조 경감을 특정하고 지난달 19일 그를 구속했다. 다만 조 경감이 수사정보 제공 대가로 금품을 받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만 적용해 지난달 25일 검찰에 송치했다.
사건을 넘겨받아 추가 수사를 진행한 검찰도 경찰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한편 검찰은 이와 별개로 황씨를 상대방 동의 없이 사생활 영상을 촬영하거나 영상통화를 녹화한 혐의(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로 지난 11일 불구속 기소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