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8천개 중견 제조기업…지역경제 버팀목
정부차원 분류기준 개선
설비투자 등 지원책 강화
일본의 중견 제조기업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서 애매한 위치인 중견 제조업은 일본 전국적으로 8000개에 조금 미치지 못하지만 탄탄한 기술력과 영업력을 기반으로 지역내 일자리 및 임금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중견 제조기업이 성장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면서 “정부의 새로운 분류기준에 따라 중견제조업 숫자는 줄었지만 적극적인 지원책 등으로 활발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제국데이터뱅크가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일본 전국적으로 147만개 기업 가운데 중견 제조기업은 7749개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규모는 10년 전에 비해 874곳 감소한 수준이다.
신문은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면서 자본이 감소하거나 경영이 어려워진 기업이 많기 때문”이라며 “일부 중견기업은 아예 각종 우대조치를 받기 위해 자발적 중소기업으로 분류됐다”고 분석했다.
이에 앞서 일본 경제산업성은 올해 5월 산업경쟁력강화법을 개정해 중견기업 분류기준 등을 개편했다.
종업원 규모가 2000명 이하인 기업의 경우 중견기업으로 분류해 정부가 △설비투자 지원 △임금인상 시 세금우대 △인수합병(M&A)에 따른 세제상 우대 등의 지원책도 담았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자본금 3억엔(약 26억원) 이하 또는 종업원 300명 이하’인 경우 중소기업으로 분류돼, 각종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대상에서 제외됐던 중견기업도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번 조사에서 전국적으로 후쿠이현을 뺀 모든 광역자지단체에서 중견기업 수는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후쿠이현은 34개사로 10년 전에 비해 13% 증가했다.
후쿠이현 사바에시에 본사를 두고 있고 일본 안경테 생산의 90% 이상을 점하고 있는 한 업체는 1956년 창업해 지난해 198억엔(약 1750억원)의 매출과 종업원 1740명을 거느린 중견기업이다. 이 회사 대표는 “레이저 접합 등 기술에는 자신이 있지만 소비자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브래드 가치의 향상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정부가 이러한 부분에 대한 지원을 하기로 한 방침은 그동안 원했던 방향”이라며 환영했다.
사사키 카츠히사 사바에시 시장은 “지자체는 중소기업 지원에 적극 나서고, 중앙정부는 중견기업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며 “정부가 중견기업 지원에 힘을 기울이면 지역의 생산활동 활성화로 상승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증시 2부에 해당하는 스탠다드시장에 상장된 플라스틱 제품을 제조하는 후쿠비화학공업도 후쿠이현 후쿠이시에 있는 중견기업이다. 이 회사도 2027년도까지 105억엔(약 920억원)에 상당하는 비교적 큰 규모의 설비투자를 추지하고 있는데, 정부의 중견기업 지원책에 기대가 크다.
이 회사 관계자는 “대규모 투자에 대해 우려하는 주주도 있지만, 정부의 지원이 있으면 이해를 시키는 데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산업성 히노 유리카 산업창조과 과장은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에서 “중견기업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며 “앞으로도 지원 메뉴얼을 충실하게 개선해 성장을 뒷받침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