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 ‘배우자 리스크·이해충돌’ 쟁점
강민수·김완섭 후보, 처가 가족회사 등 논란
민주당, 김건희 특검법 거부권 등과 연계 부각
22대 국회 들어 처음으로 열리는 4명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본인뿐만 아니라 배우자나 배우자 친인척의 재산과 관련한 이해충돌 가능성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배우자 리스크’와 ‘이해충돌 문제’는 윤석열 대통령의 ‘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 거부권 행사와 맞물려 현 정부의 최대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16일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다수의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에 따르면 강민수 국세청장 후보자 청문회에서는 과거 5.18 민주화운동을 ‘광주 사태’로, 12.12 군사반란을 ‘거사’로 언급한 석사논문과 함께 배우자 재산과 관련한 이해충돌 문제가 최대 쟁점으로 부각할 전망이다.
강 후보자의 처가 일가는 연 매출 8000억원대의 ㈜유창을 경영하고 있다. 특수관계기업만 24곳이다. 강 후보자의 배우자 조 모씨는 해당 법인 중 4개의 법인에 등기임원으로 등록돼 있다. 정일영 민주당 의원은 지난 2019년 9907만원이었던 조 씨의 연봉이 지난해 1억 7770만원으로 뛰는 등 ‘아빠 찬스’ 의혹을 제기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강 후보자가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으로 재직하던 2020년에 처가 회사 중 두 곳이 모범납세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유창 기업집단에 속한 회사들에게 최근 10년간 발생한 산재 사고로 산재보험료가 지급된 건수가 37건, 액수로는 13억5000만원에 이른다는 지적도 나왔다.
강 후보자가 취임할 경우 처가에서 운영하는 법인이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법’ 상 사적이해관계자에 해당해 세무조사 등에서 이해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작지 않다.
천 의원은 “강민수 후보자의 경우 처가와 관련해서 공정하고 중립적인 국세행정 의사결정이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후보자 스스로 현행 이해충돌방지법의 허점을 보완할 이해충돌 방지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강 후보자 측은 “지난 30년간 맡은 바 직무에 충실하면서 공평무사하게 공직을 수행해 왔다”면서 “앞으로도 법과 원칙에 따라 투명하고 공정하게 세무행정을 펼쳐나가겠다”고 했다.
22일로 예고돼 있는 김완섭 환경부 장관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기재부 출신의 김 후보자의 전문성 논란과 함께 환경단체들이 ‘반환경정책 시행자’로 규정해 강력 반발하고 있는데다 ‘배우자 리스크’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환노위 소속 김태선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김 후보자의 처가가 경영하는 가족 회사가 환경부 산하기관인 한국수자원공사 한국환경공단 국립환경과학원과 15건의 계약을 맺어 2452만7300만원 규모의 생산기기를 수년간 납품해 왔다. 김 후보자의 배우자는 이 가족경영회사의 비상장주식 3억4000만원 상당을 보유하고 있다. 박홍배 민주당 의원은 “배우자의 보유주식은 이해충돌에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측은 “취임한다면 관련 법규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했다. 세금 전문가인 김 후보자가 독립생계인 모친을 5년간 연말정산에 포함시켜 585만원을 부당 소득공제 받아 후보지명 다음 날 반납한 사실도 드러나기도 했다. 기획재정부 2차관에 임명된 지 5개월 만에 사퇴하고 총선에 출마한 것을 두고 참여연대는 부적절 인사로 지목한 바 있다.
24~25일에 열리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도 이해충돌 논란이 일 전망이다. 이 후보자는 본인이 보도본부장을 역임했던 MBCi 주식 4200주(1245만3000원)를 보유하고 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