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HMM 6척 납기 못 지켜
현장경쟁력 약화 원인
지체보상금 1800만달러
HD현대는 제때 인도
한화오션이 HMM에 인도해야 할 선박 납기를 못 지켜 지체보상금을 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렸다.
16일 한화오션과 HMM 등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올해 6월 30일까지 HMM에 인도하기로 계약한 1만3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6척 납기를 맞추지 못했다.
당초 3월부터 6월말까지 6척을 순차적으로 인도하기로 했지만 제때 인도된 선박은 없다. 현재까지 2척을 늦게 인도했고, 4척은 건조 중이다. 2021년 6월 29일 계약한 6척 수주금액은 8881억원이다.
같은 기간까지 1만3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6척을 HMM에 인도하기로 한 HD현대중공업은 5척을 인도했고, 남은 1척을 26일 인도할 예정이다. 최근 시운전을 하며 인도 전 점검을 진행했다.
HMM은 선박 인도지연으로 눈을 뜨고 기대이익을 놓치고 있다. 세계 컨테이너선시장은 후티반군의 상선 공격으로 글로벌 선사들이 수에즈운하 대신 남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 운항하면서 해상운임이 오르고, 운항가능한 선박의 99.6%가 투입되며 컨테이너선 하루 용선료가 15만달러에 이를 정도로 달아오른 상태다. 정부와 HMM은 선복(화물을 실을 수 있는 선박공간) 부족으로 수출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임시선박을 투입하고, 1만3000TEU급 선박 인도를 기다리고 있다.
한화오션이 지불해야 할 지체보상금 규모는 6척 합계 1800만달러(약 25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한화오션은 당초 3월 4일 인도하기로 선박을 6월 19일 인도했고, 4월 5일 인도하기로 한 선박을 5월 23일 인도했다. 남은 4척은 11월 25일까지 인도하겠다고 지난달 18일 공시했다.
한화오션이 납기를 못 맞춘 이유는 현장 경쟁력이 약화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거론된다. 한화오션 노동조합과 협력업체 노동조합 등은 △하청노조 파업 이후 평택 반도체 공장 플랜트 사업장 등으로 떠난 숙련공들이 돌아오지 않은 것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 한화오션이 방위산업과 연결된 특수선 사업에 상대적으로 투자를 집중하면서 상선 부문이 낙후되고 있는 상황 △핵심 인력인 숙련용접공 등에 대한 열악한 처우 등을 지적했다.
전국금속노조 한화오션지회와 거제지역시민단체들은 17일 “한화가 오더니 지역과 현장이 쑥대밭이 됐다”며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이와 관련 한화오션은 안전성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한화오션에 따르면 지난 6일 1도크에서 두척의 액화천연가스( LNG) 운반선을 기존 6주에서 한 주 단축한 5주 만에 진수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도크에 선박을 탑재하기 전 공정인 선행 공정은 안정화 궤도에 들어섰다”며 “전 공정에서 계획했던 생산 목표 일정이 준수되고 있고, 계획보다도 빠른 블록 생산 일정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