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B·IMF,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 2.5%로 동반상향

2024-07-17 13:00:02 게재

7월 아시아 경제전망 … 아시아권 성장 5.0%·물가 2.9%로 내다봐

IMF 세계 경제전망 … 세계 3.2%·미국 2.6%·영국0.7%·중국 5.0%

국제통화기금(IMF)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로 동시에 상향 조정했다. 연초부터 개선되기 시작한 반도체 업황과 수출 호조 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올해 2.5%, 내년 2.0%로 종전과 같았다.

1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ADB는 이날 발표한 ‘2024년 7월 아시아 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2.5%로 전망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증가세를 고려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2%에서 0.3%p 올린 것이다. ADB의 전망치는 국제통화기금(IMF)과 한국은행의 전망치와 같다. 2.6%를 전망한 정부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개발연구원(KDI)보다는 소폭 낮다.

◆내년은 소폭 하락한 2.3% 성장 =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은 기존과 동일한 2.3%로 전망했다. 내년 역시 2% 초중반대의 저성장율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인 셈이다.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올해 2.5%, 내년 2.0%로 종전과 같았다.

ADB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경조한 내수와 전자 제품 등 수출 호조로 올해 5.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4월 전망보다 0.1%p 상향된 수치다. 내년 성장률은 4.9%로 기존 전망 수준을 유지했다.

향후 리스크 요인으로는 △미국 등 주요국의 정치적 불확실성 △지정학적 긴장 심화 △중국 부동산 시장 및 내수 침체 지속 등을 꼽았다.

ADB는 아울러 아시아·태평양 지역 물가상승률을 기존보다 0.3%p 내린 2.9%로 전망했다. 통화 긴축 영향 지속과 국제식료품 가격 상승 둔화 등의 영향으로 물가가 점차 안정되면서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물가상승률은 3.0%로 지난 전망과 같은 수치를 유지했다.

◆금리인하 속도조절 주문 = 앞서 IMF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2.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4월 전망 당시보다 0.2%포인트 높인 수치다. 수출 호조로 예상치를 상회한 1분기 성장률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IMF는 전날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에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2.5%를 제시했다. IMF는 매년 4월과 10월 전체 회원국을 대상으로 세계경제전망을, 1월과 7월에는 주요 30개국을 상대로 수정전망을 발표한다.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3.2%로 지난 4월과 같다. IMF는 “아시아 지역의 수출 증가 등 세계 무역 회복의 영향으로 세계 경제가 양호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1분기 성장률이 예상을 밑돌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2.6%로 4월(2.7%)보다 0.1%p 낮아졌다. 영국(0.7%), 프랑스(0.9%)는 직전 전망치보다 0.2%p 높아졌다. 중국 성장률 전망치는 4.6%에서 5.0%로 0.4%p 높였다.

IMF는 올해 성장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구조 개혁을 통한 생산성 향상, 다자간 협력 강화를 통한 무역 확대를 꼽았다. 성장률을 낮추는 요인으로는 지정학적 갈등에 따른 물가 상승과 고금리 현상을 지목했다. 선거 결과에 따른 정책 급변, 재정적자·부채 확대 등도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 낙관 경계론도 =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는 속도 조절을 주문했다.

IMF는 “인플레이션 위험이 있는 경우 금리 조기 인하를 자제하고 필요하면 추가 인상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며 “물가 안정에 대한 명확한 데이터가 뒷받침될 때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외에도 경제활동인구 확대를 위한 여성·이민자 인력 활용 제안과 함께 자국 중심의 무역 왜곡 조치를 지양하고 다자간 무역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재부는 IMF가 제시한 한국 성장률 전망치와 관련해 “선진국 중에서도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주요국 중 성장률 전망치가 한국보다 높은 국가는 미국이 유일하다.

하지만 경기를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생산·소비지표 부진으로 일부 기관에서는 오는 25일 발표되는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내수 부진과 부문간 경기회복 속도 차이 등이 ‘낙관 경계론’의 배경이다.

HSBC는 최근 보고서에서 “긴축적인 통화정책이 가계의 구매력과 건설사 자금 조달 능력에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소비 심리 약화, 주택 수요 부진이 지속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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