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교통난 해소대책 ‘갈팡질팡’
트램·지하철·BRT로 고심
오는 8월 교통대책 결정
광주시가 대규모 복합쇼핑몰과 아파트단지 등이 들어서는 종합버스터미널 일대 교통난 해소대책을 놓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강기정 시장 취임 초 트램(노면전차) 도입을 전격 추진했다가 지하철로 선회한 뒤 최근에는 간선급행버스체계(BRT) 도입까지 검토하고 있다. 막대한 사업비와 기후위기 대응, 대책 실효성 때문에 쉽게 결정을 못하고 3년째 고민만 되풀이하고 있다.
17일 광주시에 따르면 상습정체구간인 종합버스터미널 일대에 개발 수요가 폭주하고 있다. 우선 광주신세계가 종합버스터미널 부지(10만711㎡·광천동)에 복합쇼핑몰과 주상복합건물 등을 지을 예정이다.
또 인근 옛 전남일신방직 부지(29만6340㎡·임동)에는 복합쇼핑몰 더현대와 4200여 세대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서고, 5600여 세대 광천동 재개발사업도 추진 중이다. 이들 대규모 시설은 오는 2027년과 2028년 사이에 완공될 예정이다.
광주 동서남북을 연결하는 이곳은 하루에 차량 11만7000여대가 오가는 상습정체구간이다. 휴일에는 결혼식장 인파까지 몰려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대규모 시설이 한꺼번에 들어설 경우 하루 교통량이 15만대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광주시도 이런 여건을 감안해 교통난 해소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강 시장은 지난 2022년 트램 도입을 적극 추진했다. 당시 ‘트램 정책토론회’를 열어 장단점 분석 및 시민공감대 형성에 나섰다.
하지만 도로교통법 개정 없이는 사실상 추진이 어렵다는 지적에 따라 논의가 중단됐다. 현행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전용차로를 설치해야 트램 운행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일부 지자체가 전용차선 확보에 따른 사업비 증가 때문에 주저하거나 포기했다.
지난해에는 교통량 분산 효과가 큰 지하철 도입을 검토했다. 종합버스터미널과 옛 전남일신방직 부지 등을 연결하는 노선(7.7km)을 고민했지만 700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사업비와 운영비 등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최근에는 강 시장이 대·자·보(대중교통·자전거·보행) 도시로 전환을 언급하면서 트램과 BRT(간선급행버스) 등이 다시 논의되고 있다. BRT 도입은 지난해 7월 광주시의회 주최 ‘옛 전남일신방직 부지 교통 혼잡 해결방안 토론회’에서 먼저 거론됐다.
당시 토론회에선 BRT 도입과 함께 시내버스 노선 확충, 유기적 환승체계 구축과 복합쇼핑몰 관광버스 도입 등이 함께 다뤄졌다. 그렇지만 중앙차선 이용에 따른 차선 감소로 되레 교통 혼잡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처럼 교통수단 도입에 따른 장단점이 확연해지자 광주시 결정도 계속 미뤄졌다. 광주시 관계자는 “현재 전문가 등과 함께 여러 가지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8월에는 최종 방안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