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2026년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
제헌절 경축사서 ‘개헌 특위’ 구성 주문
윤 대통령에도 ‘개헌 대화’ 공식 제안
사회적 대타협 플랫폼 로드맵도 제시
우원식 국회의장이 여야에 2026년 지방선거때 동시 국민투표를 통해 개헌을 단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에게는 이를 위한 개헌대화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우 의장은 17일 제 76주년 제헌절 경축사를 통해 “묵은 과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시대에 대응할 틀을 만들어 이 위기를 돌파해나가야 한다”며 첫 과제로 이 같은 ‘개헌’방안을 내놨다.
그는 △국민의 기대와는 점점 더 멀어지는 정치 △진영갈등의 회오리 속에서 증발하고 있는 민생과 미래의제 △강대국 간의 패권 경쟁 속에서 줄어드는 경제와 외교의 공간 △하루가 다르게 빠른 속도로 급변하는 과학기술 등을 짚으며 “때로는 앞이 잘 보이지 않는 불안과 혼란이 엄습해올 만큼 국민이 처한 삶의 환경이 좋지 않다”면서 “개헌은 헌법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2년 동안은 큰 선거가 없다”며 “개헌을 안 하겠다는 작정이 아니라면 본격적인 대선국면으로 들어가기 전에 마무리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그러면서 “‘2026년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하는 것을 목표로 개헌을 추진하자”며 “이를 위해 ‘헌법개정특별위원회’부터 구성하자”고 했다.
또 개헌의 폭과 적용 시기에 대해서는 “원포인트 개헌, 부분 개헌, 전면 개헌 또 즉각 적용, 차기 적용, 총선과 대선이 일치하는 2032년 적용” 등을 제시하며 “다 열어놓고 유연하게, 할 수 있는 만큼, 합의하는 만큼만 하자”고 했다. 이어 “어떤 경우에라도 다음 지방선거까지는 개헌법안을 통과시키고 대신, 개헌의 폭과 새 헌법을 적용할 시기는 열어두자는 것”이라며 “이것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발목 잡혀서 시간만 끌다가 마는 일을 되풀이하지 않을 길”이라고 했다.
우 의장은 “이른 시일 안에 ‘국회의장 직속 개헌자문위원회’도 발족시켜 국회 개헌특위가 논의를 본격화할 수 있는 준비를 시작하겠다”며 “윤석열 대통령께도 공식적으로 ‘개헌 대화’를 제안한다”고 했다. “대통령과 입법부 대표가 직접 만나 폭넓게 의견을 교환한다면 개헌의 실현 가능성이 훨씬 커질 것”이라며 “진취적이고 생산적인 대화의 시간이 오기를 기대한다”고도 했다.
더불어 우 의장은 “국회를 ‘사회적 대화의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그는 “노사뿐 아니라 세대, 젠더, 지역갈등까지 한꺼번에 놓고 풀 수 있는 해법을 꼭 찾아야 한다”며 “국회 차원의 사회적 대타협 기구를 만들어 무엇을 양보하고 무엇을 얻어야 하는지 토론하고 사회 각계가 다 이해당사자가 되는 대타협을 추진하는 데까지 발전시켜보자는 것이 국회의장의 포부”라고 했다. “계층 간, 세대 간 연대와 포용의 정신에 기초해 경제사회정책 큰 틀에서 일괄타결로 풀어내는 사회적 대타협밖에 다른 길이 없다”며 “그 일환으로 다음 주부터 기업과 노동을 대표하는 기관을 찾아간다. 대화가 출발이지만, 대화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이 있다”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