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지지층 65% “바이든 후보 사퇴”
고령 논란 속 바이든 또 코로나 확진 … 민주 의원들 공개 사퇴 요구 다시 분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라틴계 유권자 행사에서 연설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확진 판정으로 불참하고 델라웨어 자택으로 향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총격 사건 이후 3일 만에 재개한 유세 활동이 하루만에 차질을 빚은 것이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자택 격리 상태에서 직무를 수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민주당은 캘리포니아에서 상원의원 도전 예정인 아담 쉬프 하원의원이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촉구 대열에 합류하고,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지명을 화상투표로 강행하려던 방침에 대한 당내 불만이 커지자 당초 계획을 일주일 연기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언론들에 따르면 민주당전국위원회(DNC) 규칙위원회 전대 규칙위원 186명에게 서한을 보내 “8월 1일 이전 어떤 표결도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당초 이달 21일 전에 바이든 후보 지명 화상투표가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이에 대한 반대론이 분출하자 방침을 바꾼 것이다.
그럼에도 민주당 내부에서는 조기 화상 투표에 대해 반대 목소리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
이미 재러드 허프만, 수잔 와일드, 마이크 퀴글리 등 3명의 당 소속 하원의원이 전당대회 이전 바이든 대통령 후보 선출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이에 찬성하는 의원들의 연명 서한을 추진 중이다.
여기에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태 이후 처음으로 공개적인 ‘사퇴 요구’가 터져 나왔다. 지역구인 캘리포니아에서 오는 11월 상원의원 선거에 도전하는 애덤 시프 하원의원은 이날 의원 가운데 피격 사건 이후 처음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를 공개 요구했다.
시프 의원은 이날 성명에서 “사퇴 결정은 바이든 대통령의 몫이지만, 나는 그가 횃불을 넘길 때라고 믿는다”며 “그렇게 함으로써 다가오는 대선에서 트럼프에 승리하고 지도자로서 그의 유산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유권자들의 바이든 후보 사퇴 요구도 갈수록 확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AP통신과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가 지난 11~15일 미국의 성인 125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0%는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지지층의 65%도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에 힘을 실었고, 무당층의 77%도 결단을 촉구했다.
인종별로는 민주당 지지층 가운데 흑인의 절반인 50%가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 자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혀 가장 높았고, 히스패닉(33%)과 백인(32%)이 비슷한 수준으로 그 뒤를 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후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응답은 전체의 57%였지만, 공화당 지지층의 73%는 그가 대선을 완주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3일 벌어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총격 사건을 전후해 이뤄졌다.
민주당 지지층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할 것으로 믿는 응답자는 전체의 37%에 불과한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선 공화당 지지층의 72%가 승리할 것이라고 믿음을 보냈다. 또 민주당 지지층 가운데 37%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만족한다고 밝혔고, 공화당 지지층은 10명중 6명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만족을 표했다.
각각의 후보가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에 충분한 인지 능력을 보유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도 바이든 대통령에게 신뢰를 보내는 답변은 29%에 불과한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48%가 신뢰를 표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의학적으로 문제가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출마를 재검토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해 완주 의사에서 한발 물러선 것인지 주목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흑인 연예 전문 케이블방송인 BET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완주 의사를 재고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만약 나에게 의학적 상황이 발생해 의사들이 나에게 이런저런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면…”이라고 답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