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 최대 민간 에너지회사 출범

2024-07-18 13:00:11 게재

SK이노+SK E&S, 자산 100조·매출 88조원 … 에너지 수익 극대화

아시아태평양지역 최대 민간 에너지회사가 출범한다.

17일 SK이노베이션과 SK E&S은 양사 합병으로 현재에너지(석유 LNG 등)와 미래에너지(재생에너지 수소 SMR 등)는 물론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전기화 사업 밸류체인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진화한다고 밝혔다. 양사가 합병하게 되면 자산 100조원, 매출 88조원의 초대형 에너지 기업으로 변모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간 합병 안건을 의결했다. 합병안이 8월 27일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승인되면 합병법인은 11월 1일 공식 출범한다.

18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오른쪽)과 추형욱 SK E&S 사장이 참석해 있다. 사진 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양사의 합병비율은 1대 1.1917417로, SK이노베이션과 SK E&S 각각의 기업가치를 근거로 산출됐다. 합병비율에 따라 상장사인 SK이노베이션이 합병신주를 발행해 SK E&S의 주주인 SK㈜에4976만9267주를 교부한다. SK이노베이션 신주는 11월20일 상장될 예정으로, 합병 후 SK이노베이션 최대주주인 SK㈜의 지분율은 36.22%에서 55.9%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SK온과 SK트레이딩인터내셔녈, SK엔텀 등 3사는 이날 각각 이사회를 열고, 3사간 합병을 의결했다.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과 SK E&S 두 기업을 수평 합병하는 방식을 택했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석유화학, SK E&S는 천연가스 등의 분야에서 독자적인 사업 영역을 구축해 온 만큼 합병 후에도 독립 경영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특히 SK E&S의 경우 민간 최초로 액화천연가스(LNG) 가치사슬(밸류체인)을 완성한 만큼 합병 후 사업구조 개편 시 실익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SK E&S는 1999년 도시가스 지주회사로 출범한 이후 LNG 발전사업에 도전장을 내밀고 201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LNG 밸류체인 구축에 나섰다. 북미 우드포드 가스전 지분인수, 호주 바로사 가스전 투자 등을 통해 해외 천연가스 생산(업스트림) 사업에 진출하는 동시에 미국 프리포트 LNG 액화설비 사용계약 및 LNG 수송선 확보, 보령 LNG터미널 운영 등 천연가스 운송·저장·송출 인프라를 확보(미드스트림)했다.

또 국내 총 4785㎿(메가와트) 규모의 LNG발전소에서 전기와 열을 생산해 공급(다운스트림)하는 사업까지 구축했다. 이렇게 구축한 LNG 밸류체인은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변동에도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버팀목 역할을 하며 2022년 1조7111억원, 2023년 1조3317억원 등 2년 연속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데 기여했다는 것평가다.

이에 따라 SK E&S는 향후 독립적 형태의 CIC 경영을 통해 기존 LNG 밸류체인의 경쟁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SK이노베이션이 보유한 역량과 연계해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관측된다.

LNG 등 기존 주력 사업은 SK이노베이션의 에너지 분야 역량을 활용해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수소와 에너지 설루션 등 신사업은 양사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모색하는 방식이다.

특히 거대 에너지 기업의 탄생으로 석유에서 LNG, 신재생에너지, 배터리, 수소까지 이어지는 에너지 밸류체인의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 먹거리 사업 협력도 기대된다. SK E&S가 추진 중인 에너지 솔루션 사업에서 SK온의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를 활용해 그리드 ESS 사업과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에 속도를 낼 수 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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