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 장비로 ‘어자원 싹쓸이’ 불법 어로 적발
해경 “어민 생계 위협, 엄중하게 법 집행”
스쿠버 다이버를 동원해 불법으로 수산물을 포획하고 채취한 일당이 해경에 잇달아 적발됐다. 해양레저 인구가 늘면서 잠수복과 작살로 무장하고, 수중 드론까지 동원한 일부 동호인들의 불법 어로행위가 함께 늘어나면서 어자원을 고갈시키고 어민들의 생계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북 포항해양경찰서는 스쿠버 장비를 이용해 수산물을 불법 포획한 혐의(수산업법 위반)로 50대 A씨를 구속하고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17일부터 28일 사이에 7일간 포항 북구 흥해읍 영일만항 부근 바다에서 스쿠버 장비를 동원해 성게, 뿔소라, 멍게 등을 잡은 뒤 판매·유통하다가 잠복 중인 경찰관에게 적발됐다.
조사 결과 이들은 다이버 3명이 수산물을 잡고 다른 사람들은 선박과 차량을 이용해 작업장까지 운반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특히 이들은 해경 단속을 피하기 위해 두척의 배를 이용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다이버들은 해양레저를 하는 것처럼 모터 보트를 이용했고, 다이버들이 잡은 수산물을 부표에 달아 놓으면 일반 어선이 건져서 적법한 어로 활동처럼 꾸몄다는 것이 해경의 설명이다.
이런 수법으로 잡은 수산물은 최소 3.3톤으로 시가 4200여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 태안해양경찰서도 무허가 잠수기 조업을 통해 해삼을 불법 채취한 혐의(수산업법 위반)로 B씨 등 4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16일 태안군 안면읍 인근 해상에서 잠수장비를 이용해 해삼을 포획하다 현장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해경은 이들이 불법 포획한 해삼 약 100㎏과 포획에 사용한 공기통·잠수복 등 잠수장비 일체를 증거물로 압수했다.
해경에 따르면 맨손이나 호미, 집게를 이용해 자연산 수산물을 포획·채취할 수 있다. 하지만 불법 어구와 잠수 장비를 이용하거나 양식 수산물을 포획하면 수산업법 등 관련법 위반으로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된다.
해경 관계자는 “스쿠버 장비를 착용하고 마구잡이로 수산 동식물을 남획하면 어족 자원 고갈을 초래하고 어민 생계를 위협하는 만큼 엄중하게 법을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장세풍·정연근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