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바이든, 출마포기 곧 설득될 것”
WP “민주 하원의원들에 전해”
NYT “바이든, 현실 인정 시작”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5일 대선에서 자신이 패배할 가능성을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조만간 대선 출마를 포기하는 쪽으로 마음을 돌릴 가능성이 커졌다는 미국 유력 일간지들의 보도가 잇따랐다.
지난달 TV토론 이후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미국 민주당 안팎에서 후보 사퇴 요구가 분출하고, 그의 거취 문제가 중대 고비를 맞은 가운데 나온 소식이라 이번 주말이 최고 분수령이 될 수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18일(현지시간) 곧 대선 레이스에서 하차하는 쪽으로 조만간(fairly soon) 설득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낸시 펠로시 전 미 하원의장이 말했다고 관련 논의 내용을 잘 아는 민주당 관계자 3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WP는 펠로시 전 의장이 캘리포니아주 민주당원들과 일부 하원 지도부 의원들에게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포기하기로 결심하는 데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일부 민주당원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계속할 경우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결국 백악관을 넘겨주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이들 3명의 민주당 인사들은 말했다.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바이든 대통령의 ‘오랜 우군’으로, 지난달 27일 첫 대선 TV 토론 이후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력 저하 논란이 불거진 후에도 그의 곁을 지키다 지난 10일 “시간이 없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한 바 있다.
같은 날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의 몇몇 측근 인사들이 바이든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승리하지 못할 수 있고 경선에서 물러나야 할지도 모른다는 점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익명으로 인터뷰에 응한 측근 4명 중 한명은 대통령이 아직 경선에서 물러날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했지만, 다른 이는 “현실이 다가오고 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곧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자신의 후임자로 지지하는 발표를 해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보다는 대통령과의 거리가 더 먼 많은 민주당 의원들은 대통령이 곧 물러날 것이라는 당내 기대가 높아지고 있으며, 이는 많은 사람들이 마음을 바꾸는 것에 대해 절망했던 불과 며칠 전과는 다른 변화라고 말했다고 NYT는 전했다.
WP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첫 대선 TV 토론에서 부진한 이후 워싱턴 안팎의 민주당원들에게 불안이 확산하자 펠로시 전 의장이 위기 해소를 위해 막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격앙된 민주당 의원들을 위해 중재자 역할을 하고 그들의 메시지를 백악관에 전달했다.
펠로시 전 의장은 하원 민주당 의원들, 특히 올가을 어려운 재선 경쟁을 치러야 하는 의원들에게 자신이 백악관의 정치적 위기와 그 문제를 처리하는 방법에 관해 끝까지 이야기를 나누는데 열려있다고 말했다고 다수의 하원 민주당 의원들과 보좌관들이 말했다.
펠로시 전 의장은 이러한 논의 중 특히 해당 지역 의원들의 여론조사 데이터와 핵심 지역내 바이든 대통령의 입지에 관해 상세하게 메모했다고 한다. 비공개 여론조사 자료와 함께 이러한 대화는 펠로시 전 의장이 바이든 대통령 및 그의 측근들과 민감한 토론을 해 나가는 과정에서 펠로시 전 의장의 생각에 영향을 미쳤다고 WP는 전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