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산업 위기…어획량 70% 급감
최근 5년간 꽁치 80%, 오징어 60% 어획량 감소
기후변화로 수산자원 급감 … 어민 고령화도 심각
일본 수산업이 위기에 빠졌다. 갈수록 심각한 어획량 감소와 어민의 고령화 등으로 수산업이 고사위기 빠졌다는 분석이다. 어종별 어획량을 규제하는 등 지속가능한 어족자원 보전을 위해 노력하지만 성과는 제한적이다. 기후변화 등으로 인한 해양환경의 변화 등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다.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지난해 어획량은 전년 대비 5% 감소한 372만톤으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1984년(1282만톤)과 비교하면 70.1%나 급감한 수준이다. 특히 최근 5년간 꽁치(-80%), 오징어(-60%), 고등어(-50%) 등 주력 어종의 어획량이 심각한 수준으로 감소했다. 김과 미역 등 양식을 통한 수확량도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5일 “어획량이 빠르게 줄고 있다”면서 “어업이 기로에 섰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말 열린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 총회에서 전국에서 모인 어민들은 기후변화 등에 따른 어획량 감소와 관련 “위기적인 상황”이라고 이구동성을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은 2018년 어업법을 개정해 수산자원 관리를 강화하는 조치를 취했다. 어획가능량(TAC)의 대상을 확대하고 어획량도 규제를 강화했다. 하지만 일부 어종의 경우 잘못된 어획구역 설정으로 규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일본은 정치망을 통한 고기잡이가 주된 방식인데 규제와 현실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여기에 회유성 어종을 지키려면 국제적 협조가 필요하지만 중국 등 주변 국가와 해역을 둘러싼 문제를 놓고 갈등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 논의는 진전이 없다.
수산업이 갈수록 위기에 빠지면서 관련 종사자도 빠르게 줄고 있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가업을 계승하는 방식으로 어업에 종사했지만 이러한 흐름도 사라지고 있다.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현재 수산업 종사자의 연령대는 65세 이상 고령자가 39%에 이를 정도로 고령화가 심각하다. 40세 미만 젊은층은 19%에 불과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어민이 되려면 기술습득과 어선 및 어구 등의 구입비 등 초기 투자가 많이 필요하다”며 “특히 가장 큰 문제는 어업권을 취득하는 문제”라고 분석했다. 어업권은 일정한 해역에서 일정 기간 배타적으로 조업할 수 있는 권리이다. 이를 얻기 위해서는 어업협동조합의 심사를 거쳐 정조합원이 되어야 하지만 안그래도 열악한 상황에서 기존 회원들이 신규 조합원을 꺼리는 분위기도 있다. 이러한 이유 등으로 규모의 경제가 가능한 기업 차원의 참여는 농축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디다.
다만 최근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젊은층이 어업에 종사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야마구치현은 어업에 종사하려는 희망자를 대상으로 기술연수를 강화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숙련된 어민에게 직접 현장에서 배울 수 있는 장기연수 프로그램도 개설했다. 이를 위해서 숙련된 어민을 대상으로 ‘어민 육성을 위한 매뉴얼’도 개발했다. 야마구치현은 신규 희망자에게 주택 등 다양한 지원도 하고 있다.
미야기현 어업조합의 일부 지회에서는 ‘통근형 어민’도 허용하는 것으로 규약을 바꿨다. 원래 이 지역에 주소를 가진 정조합원만 조업이 가능했지만 지난해 9월 이러한 조건을 완화했다. 젊은층이 자녀의 학교 문제 등 각종 생활상 편의를 봐주기 위한 조치이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