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트레이딩, 시장변동성 자극·공포지수↑
다우 1.3%↓· S&P 0.8%↓· 나스닥 0.7%↓
최근 올랐던 소형주·경기민감주 동반 하락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경기민감주 및 다우지수 약세, 중소형주, 가상자산 약세 등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하면서 대부분의 업종이 약세를 나타냈다. 전일 대형 기술주들의 급락에 이어 최근 급등했던 소형주와 경기민감주들의 동반 하락도 잇달았다.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주식시장의 트럼프 트레이드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시장 변동성을 자극하고 공포지수는 급등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33.06포인트(-1.29%) 내린 4만665.0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43.68포인트(-0.78%) 하락한 5544.5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25.70포인트(-0.70%) 내린 1만7871.22에 각각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전날 2.77% 급락하며 2022년 12월 이후 1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데 이어 이날도 약세 압력을 이겨내지 못했다.
전날 주가 하락이 큰 종목이 반도체 업종 및 기술주에 집중됐던 데 비해 이날 하락은 여러 업종에 걸쳐 이뤄졌다. S&P 500 지수를 구성하는 11개 업종 중 10개 종목이 이날 약세를 나타냈다. 애플(-2.05%), 알파벳(-1.86%), 마이크로소프트(-0.71%) 등 대형 기술주들은 이날도 약세를 이어갔다. 다만 전날 6.6% 급락했던 엔비디아(2.63%)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여전히 강하다는 전날 TSMC 발표에 이날 반등했다.
최근 랠리를 펼쳐왔던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 2000 지수도 이날 낙폭이 1.85%에 달했다. 기술주보다는 순환매 과정에서 최근 며칠간 급등했던 블루칩 우량주들이 더 강하게 조정을 받았다. 일라이릴리는 6% 넘게 급락했다. JP모건체이스는 3% 넘게 떨어졌고 뱅크오브아메리카도 2% 넘게 하락했다. 유나이티드헬스그룹(-1.56%), 비자(-1.30%), 홈디포(-1.56%), 머크(-1.30%), 세일즈포스(-1.54%) 등이 동반 약세를 보이기도 했다.
업종별로 보면 에너지를 제외한 모든 업종이 하락했다. 헬스케어가 2.29% 급락하며 낙폭이 가장 컸고 임의 소비재와 금융, 재료 업종도 1% 넘게 떨어졌다.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 TSMC(대만 반도체 제조회사)는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분기 실적을 내놓고 연간 매출 전망도 상향 조정했다. 뉴욕증시에서 주가는 2% 넘게 하락하다 강보합으로 마무리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대형 기술주에서 경기민감주로 갈아타는 순환매 장세가 이어져 온 가운데 최근 가파르게 오른 경기민감주에서도 차익실현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알리안츠의 찰리 리플리 선임 투자 전략가는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하는 소기업에 좋은 소식”이라면서도 “올해 기술주가 상당히 수익성이 좋았기 때문에 차익 실현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공포지수’로도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이날 뉴욕증시 마감 무렵 전 거래일 대비 1.45포인트 상승한 15.93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 5월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이날 마감 무렵 9월 금리 인하 확률을 96.2%로 반영했다. 전날보다 소폭 하락한 수치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