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불법, 지시·용인한 적 없어”
SM 시세조종 혐의 이틀 연속 부인 … 카카오 ‘경영권 획득 위한 정상적 행위’ 주장
김범수 카카오 CA협의체 의장 겸 경영쇄신위원장이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를 거듭 부인했다.
김 위원장은 18일 열린 카카오 그룹협의회에서 SM 인수와 관련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진행 중인 사안이라 상세히 설명할 수 없지만 현재 받고 있는 혐의는 사실이 아니다”며 “어떠한 불법 행위도 지시하거나 용인한 적 없는 만큼 결국 사실이 밝혀지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그룹 구성원들이 힘 합쳐 경영 쇄신과 인공지능(AI) 기반 혁신에 매진 중인 가운데 이 같은 상황을 맞아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이날 협의회는 김 위원장의 사법리스크가 개인 차원을 넘어 카카오그룹 경영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에서 현황 파악과 대책 논의가 필요하다는 그룹 최고경영자들의 의견에 따라 열렸다고 카카오측은 밝혔다.
전날에는 카카오측 변호인단이 입장을 내고 “(SM 주식 매수는) 사업 협력을 위한 지분 확보의 목적으로 진행된, 정상적인 수요에 기반한 장내매수였다”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측은 기업의 일반적인 의사 결정을 거친 투자였는데 여기에 당국이 사법 잣대를 대고 있다고 억울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은 공개매수를 통한 경쟁이 아니라 종가관여 주문과 고가매수 주문을 통해 경쟁사의 매수를 방해한 것은 명백한 시세조종이라는 입장이다. 또 SM 주가가 당시 15만원이었다가 현재 7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 또한 자본시장을 교란한 행위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투자자들이 피해를 봤다고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이건으로 2명이 구속된 바 있다”며 “물적·인적 증거를 통해 범죄가 된다고 판단해 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금융조사2부(장대규 부장검사)는 17일 김 위원장에 대해 SM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보다 높게 고정시키기 위해 시세조종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카카오와 김 위원장이 사모펀드 운용사인 원아시아파트너스와 공모해 지난해 2월 16~17일, 27~28일 총 553회에 걸쳐 2400여억원을 들여 고가매수 주문과 종가관여 주문 등 전형적인 시세조종 수법으로 SM 주식을 12만원보다 높게 사들인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 대표는 같은 혐의로 지난해 10월 구속됐다가 올해 3월 보석으로 풀려나 재판을 받고 있다.
지창배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는 지난 3월 구속돼 4월 재판에 넘겨졌다. 다만 지 대표는 펀드자금을 빼돌려 개인 채무를 변제한 횡령 혐의도 받고 있다.
김 위원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오는 22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다. 김 위원장측은 “영장 심문 과정에서 성실히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