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인플레 끝내고 차산업 되살릴 것”
후보 수락 연설서 강한 ‘보호무역주의’
“분열치유, 봉사하는 정부” 통합 역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 지명을 수락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당대회 최종일인 이날 밤 전당대회장인 파이서브포럼을 가득 메운 당원들 앞에서 행한 연설에서 “미국의 절반이 아닌 미국 전체의 대통령이 되기 위해 출마했다”며 “믿음과 헌신을 가지고 여러분의 미국 대통령 후보 지명을 자랑스럽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유세 중 당한 총격으로 생사의 위기를 넘긴 지 닷새만에 대중 앞에 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총격 후 살아있는 것에 대해 신이 내 편이라 생각했다”면서도 “너무 고통스러운 기억이라 다시는 말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나는 오늘 저녁 자신감과 힘, 희망의 메시지를 가지고 여러분 앞에 섰다”면서 “4개월 후, 우리는 (대선에서) 놀라운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자신했다.
총격으로 다친 오른쪽 귀에 거즈를 붙인 그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4년을 시작할 것”이라며 “우리는 함께 모든 인종, 종교, 피부색, 신조를 가진 시민들을 위한 안전과 번영, 자유의 새로운 시대를 시작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특히 “우리 사회의 불화와 분열은 반드시 치유되어야 한다. 그것을 빨리 치유해야 한다”고 밝힌 뒤 “미국인으로서 우리는 하나의 운명으로 묶여 있다. 우리는 함께 일어서지 않으면 함께 무너진다”며 ‘통합’을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리는 반대 의견을 범죄화하거나 정치적 의견 불일치를 악마화해서는 안된다”면서 “이것이 최근 우리나라에서 그 누구도 본 적이 없는 수준으로 일어나고 있는 일”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정신으로 민주당은 사법 시스템을 무기화하고 정치적 반대자를 민주주의의 적으로 낙인찍는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자신에 대한 여러 법적 기소들이 사실이 아니라면서 “사실 나는 미국 국민을 위해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러면서 “미국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정부를 만들기 위해 싸울 계획”이라고 밝힌 뒤 “우리의 사명은 정의롭고 세력은 순수하기 때문에 그 무엇도 나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떤 장애물이 닥치더라도 우리는 꺾이지 않을 것이고, 굽히지 않을 것이며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선 시 추진할 정책과 관련, 식료품과 가스비 인하, 일자리 회복, 국경 보안 등에 대한 자신의 구상을 비교적 상세하게 풀어놨다.
그는 미국이 “무능한 리더십”을 가지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위기가 삶을 감당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하며 경제정책 구상을 설명한 뒤 바이든 대통령의 국경 정책을 강하게 비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인플레이션에 대해 “공화당이 에너지 비용을 줄여 운송, 제조 및 모든 가정용품의 비용을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파괴적인 인플레이션 위기를 즉각 끝낼 것”이라면서 금리를 떨어뜨릴 것이라고 장담했다. 아울러 당선 시 취임 첫날 “석유·천연가스 등 화석 에너지 시추를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세금과 관세를 통해 자동차산업의 일자리를 되돌려 놓고, 특히 멕시코와 중국 같은 나라에 자동차공장을 세우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미국에서 제품을 판매하려면 미국에서 제조해야 한다. 매우 간단하다. 미국에서만 제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려먼서 “이 매우 간단한 공식이 엄청난 수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며 우리는 다시 자동차 산업을 장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바이든 정부가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전기차 확대 정책에 대해 “취임 1일차에 전기차 의무화를 종료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미국 자동차 산업의 완전한 몰락을 막고, 미국 고객들을 위해 자동차 한 대당 수천 달러를 절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서비스업종에서 받는 팁에 부과하는 세금을 없애고, 세금을 전반적으로 낮출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지난번 집권 당시 대규모 세금 감면을 시행했고, 이로 인해 기업들은 영구적인 세금감면 혜택을 받았지만, 근로자들의 세금 감면은 내년 이후 만료된다. 트럼프는 “여러분은 너무 많은 세금을 내고 있다. 우리는 세금을 더 줄일 것”이라면서 “이는 엄청난 성장을 가져와 국가 부채를 갚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회보장과 메디케어 프로그램들도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대선이 핵심 쟁점 중 하나인 국경 문제와 불법 이민자 증가에 대해 “취임 첫날 남부 국경을 봉쇄해 불법 입국자들의 미국행을 차단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국제적 위기를 거론하며 “유럽과 중동에서 전쟁이 이어지고 있고, 대만과 한국, 필리핀을 포함한 아시아 전역에서 갈등이 증가하고 있다”며 “지구는 3차 세계 대전의 경계에 위태롭게 서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현 (바이든) 행정부가 만들어낸 모든 국제 위기를 종식할 것”이라며 “여기에는 내가 대통령이었으면 일어나지 않았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이스라엘 전쟁 등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에 대해선 “중국은 핵무기를 만들고 있으며, 핵을 보유하고 있다”며 중국의 안보 위협을 강조했다. 또 “중국은 이제 대만 주변을 돌고 있다”며 “러시아는 쿠바에서 60마일 떨어진 곳에 핵잠수함을 배치하고 있는데 아무도 이를 보도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가 집권하면 미국은 다시 존중받게 될 것이며, 어떤 나라도 우리의 힘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어떤 적도 우리의 힘을 의심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또 재선에 성공하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이어가겠다고 밝혀 북미정상회담 추진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나는 북한 김정은과 잘 지냈다”면서 “언론은 그것을 싫어했다. 어떻게 그와 잘 지낼 수 있느냐고 했다”며 김 위원장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많은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누군가하고 잘 지내는 것은 좋은 일”이라며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고 하지만, 나는 그들과 잘 지냈으며 우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중단시켰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제 북한은 다시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가 재집권하면 나는 그와 잘 지낼 것이다. 그 역시 내가 돌아오기를 바랄 것이고, 그가 나를 그리워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