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몰리는 강남역, 사건도 빈발
10~20대 만남의 장소, 경찰·지자체 순찰 강화
경찰이 평소 유동인구가 많아 10~20대 강력 사건 발생 빈도가 높은 서울 강남역 일대에 대한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5일 강남역 인근 서초동 한 아파트 23층 옥상 난간에서 10대 청소년이 위험한 상황에 놓인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서초경찰서는 병력 50여명을 출동시켰고 위기협상 요원은 2시간 30분 설득 끝에 청소년을 구했다. 이 청소년은 인근에 거주자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월에는 강남역 인근 고층 상가 옥상에서 20대 남학생이 여자친구를 흉기로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남성은 자택이 경기도 화성으로 평소 강남역에서 자주 만남을 가졌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4월에는 테헤란로 고층 건물에서 10대 여학생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학생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사망을 방조한 사람을 만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실시간 방송을 하며 사망해 충격을 줬다.
서초서 범죄예방대응과 관계자는 “강남역은 젊은이들과 청소년 만남의 장소”라며 “친구들과 자주 가는 곳이라 그들만의 장소를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학생 살인사건 장소도 평소 자주 가서 만났던 곳으로 안다”고 밝혔다.
강남역은 손꼽히는 유흥과 교통의 요지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강남역 하루 승·하차 이용자는 14만7450명으로 잠실역 15만1182명 다음으로 많다.
서울시 2022년 대중교통 이용현황에 따르면 강남역 인근의 한 버스정류장은 버스노선만 36개가 거쳐 가고 하루 승차는 8599건이나 된다.
현재 강남역 사거리 경찰 관할은 서초서와 강남서, 수서서로 나뉘어 있다.
2개 지역을 담당하는 서초서는 강남역 주변에 기동순찰대를 배치해 매일 고정 방범순찰을 하고 있다. 이 일대를 기초질서 상징 지역으로 정하고 불법유흥업소, 불법전단 합동단속도 벌이고 있다. 자살신고가 있을 때는 위기협상 전문 경찰이 출동하기도 한다.
서초서 관계자는 “강남역은 MVP(multiple vital point 다중 급소 포인트)로 중점 순찰을 하고 있다”며 “범죄 취약지구로 신속 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강남서도 6명 한 팀의 기동순찰대 2팀을 매일 강남역에 배치하고 있다. 강남서 관계자는 “압구정과 코엑스도 순찰 지역에 포함되지만 강남역 비중이 80%로 높다”며 “112신고와 범죄 발생이 가장 많은 강남역을 핵심으로 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치단체도 강남역 일대 범죄 예방에 나서고 있다.
서초구는 관내 5300여대 폐쇄회로(CC)TV 중 강남역 일대에 가장 많은 CCTV를 설치하고 있다. 유흥가와 클럽, 주점이 많은 데다 사건 신고도 제일 많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서초구는 지난해부터 지능형 AI영상 분석도 도입했다. CCTV 영상 내에서 이상 행동이 자동으로 검출되면 관제요원에게 팝업을 띄워 배회, 폭행, 침입 등의 메시지를 표출하는 것이다.
서초구 관계자는 “이를 본 요원이 모니터링해 위급 상황으로 판단되면 경찰에 신고한다”고 밝혔다.
강남구도 강남서, 자율방범대 등과 함께 유동인구가 많고 범죄 발생률이 높은 강남역과 논현동 영동시장 일대를 외사안전구역으로 정하고 특별순찰을 진행하고 있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