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펠로시·의회지도부 지지 확보

2024-07-23 13:00:00 게재

대세론 탄력 "트럼프 정책 퇴행 막아낼 것"… 바이든, 캠프에 “해리스 포용하라”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가 22일 델라웨어주 윌밍턴에 있는 카멀라 선거캠프 본부에 도착해 인사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재선 도전 포기를 발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민주당의 새 대통령 후보로 공개 지지를 받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오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 있는 대통령 선거캠프 본부를 방문해 11월 대선 승리 의지를 밝혔다. 캠프는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사퇴 발표 뒤 ‘바이든’에서 ‘카멀라’로 이름을 변경했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선거캠프 연설에서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미국의 더 밝은 미래를 추구하겠다고 다짐하면서 트럼프가 미국을 더 어두운 시대로 되돌리지 못하도록 막겠다고 밝혔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는 많은 미국인들이 완전한 자유와 권리를 누리기 전의 시대로 이 나라를 되돌리려 한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모든 미국인을 위한 더 밝은 미래를 믿는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당선이 가져올 폐해로 △대기업 세금 감면 혜택 △사회보장과 메디케어 삭감 △중산층 약화와 의료 서비스 접근성 저하 등을 열거한 뒤 “이런 정책은 번영으로 이어지지 않고 불평등과 경제적 불공정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해 캠프 운동원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그는 “우리는 돌아가지 않을 것이고, 당신(트럼프)은 우리를 되돌릴 수 없다”고 역설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해리스의 방문 시간에 맞춰 캠프로 전화를 걸어 사퇴 발표 후 첫 공개발언을 했다. 그는 자신을 위해 일했던 캠프 직원들에게 “해리스를 포용하라, 그녀는 최고다”라며 해리스 부통령 중심으로 단결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또 “우리는 여전히 이 싸움에서 함께 싸우고 있다. 나는 아무데도 가지 않을 것”이라며 직원들을 독려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바이든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인 젠 오말리 딜런과 캠페인 매니저인 줄리 차베스 로드리게스에게 자신의 선거 캠프에서 계속 같은 역할을 맡아달라고 요청, 동의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하루 만에 민주당의 거물급 핵심 인사들은 해리스 부통령 지지로 결집하기 시작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표 이후 민주당 상하원 의원들, 주요 모임 핵심 관계자, 해리스 부통령의 잠재적인 대권 경쟁자로 인식됐던 인사들이 잇따라 지지를 선언한 데 이어, 마지막 허들로 여겨졌던 당 핵심 인사들도 지지 대열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

하원의장 출신의 거물급 여성 정치인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원(캘리포니아)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서 “거대한 자긍심과 우리나라의 미래에 대한 무한한 낙관론으로 나는 해리스 부통령을 미국 대통령 후보로 지지한다”면서 “나의 열렬한 지지는 공식적, 개인적, 정치적 지지”라고 밝혔다. 펠로시 전 의장은 해리스가 “매우 영리하다”며 “나는 그녀가 11월 대선에서 우리를 승리로 이끌 것을 전적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부부는 21일 엑스에 올린 공동성명을 통해 “해리스를 지원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연방 의회 중진들도 이 대열에 가세했다.

여성 상원의원인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주)과 에이미 클로버샤(미네소타주), 패티 머레이(워싱턴주) 등이 해리스 지지를 공개 선언했다. 여기에 민주당 진보 코커스 의장인 프라밀라 자야팔 하원의원(워싱턴주)과 의회 흑인 코커스 정치행동위원회(CBCPAC) 수장인 그레고리 믹스 하원의원(뉴욕주), 의회 히스패닉 코커스 수장인 나넷트 바라간 하원의원(캘리포니아) 등도 해리스를 지지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오랜 지지자인 짐 클라이번 하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도 마찬가지였다.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에서 하차하면서 대선후보 잠룡으로 분류되던 인물도 잇달아 해리스 부통령 곁에 섰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 등이 대부분 해리스 지지를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신중한 모습을 보이던 상하원 민주당 지도부도 이르면 이날 중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선언할 전망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가 “나와 찰스 슈머 상원 원내대표가 ‘조만간’ 해리스와 만날 계획이며, 그 때 할 말이 더 많을 것”이라면서 “해리스의 출마가 나라를 흥분시켰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CNN 등은 상·하원의 두 원내대표가 "이르면 오늘(22일) 중 해리스 부통령을 대통령 후보 지명자로 지지할 것”이라고 잇따라 보도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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