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선도형스마트공장 구축사업 부실
사업명·방식·기간 자주 변경
실집행 지연, 사업연도 넘겨
“관리체계 중층구조 문제”
중소벤처기업부(장관 오영주)가 지난해 추진한 선도형스마트공장 구축사업이부실하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업이름과 방식, 기간, 지원내용이 자주 변경돼 혼선을 주고 있다. 사업의 실집행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고 사업연도를 넘어 종료되는 사례도 다반사였다. 특히 관리체계가 중층구조로 이뤄져 관리부실로 이어졌다.
23일 국회예산정책처의 ‘2023 회계연도 결산 분석’ 자료에 따르면 중기부는 2022년까지 총 3만144개의 스마트공장을 보급했다. 원래 목표였던 3만개를 넘어섰다.
정부는 2023년부터 기초형 보급사업을 상당부분 종료하고 고도화사업 중심으로 지원내용을 변경했다. 고도화사업은 선도형스마트공장 구축으로 지난해 예산 1172억원을 집행했다.
예산정책처는 “선도형스마트공장 구축사업이 사업이름과 방식, 기간과 지원내용 등이 자주 변경되고 사업의 신규와 종료가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전에도 스마트공장 구축사업이 복잡하다는 현장목소리가 있었다. 지원방식과 지원수준, 지원방식, 지원기간 등에 따라 다양한 세부 지원유형으로 나뉘기 때문이다.
2023년부터 고도화사업 중심으로 변경됐지만 2024년부터 지역특화프로젝트 연계형보급사업(지원내용은 정부일반형과 동일)과 자율형공장(기초보급 단계 이후의 사업으로 지원액 확대) 사업이 신설됐다.
부처협업형 투자연계형 공급망연계형이 2023년도에 신설됐고 그 중 투자연계형과 공급망 연계형은 단년도 사업이다.
사업집행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사업이 원래계획대로 완료되는 경우가 드물었다. 일부는 사업시작 자체가 사업연도를 넘어 착수된 경우도 있었다.
2023년 사업연도 내에 해당 도입기업에 실제 스마트공장 구축이 완료된 경우는 216개(17.1%)에 불과했다. 가장 많은 사업예산(620억원)을 차지하고 있는 기초 및 고도화(정부일반형) 사업의 경우 사업연도 내 완료된 사업은 한건도 없었다.
전체 302개 중 269개(89.7%)는 2024년에, 33개(10.8%)은 2025년에 완료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처협업형 탄소중립형 투자연계형 공급망연계형 등 다른 특화형지원사업 역시 2023년 내에 완료한 사례는 없었다. 부처협업형의 경우 전체 사업(33개)의 78.8%(26개)가 사업기간을 넘겨 2025년이 돼서야 구축을 완료했다.
특히 실집행 지연은 매년 발생했다. 2021년에는 사업연도 내에 사업이 종료된 경우는 전체 3958개의 8.8%(346개)에 그쳤다. 3584개(90.5%)가 1~2년 사업이 지연됐다. 28개의 구축사업은 3년이나 지난 2024년에 종료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도 사업 역시 전체(3314개)사업의 대부분인 3083개(93.0%)사업이 사업연도를 넘어 집행됐다.
부처협업형 사업 중 의약품 분야 스마트공장구축사업은 사업연도를 넘어 사업이 착수됐다. 이 사업의 기간은 원래 2023년 5월부터 2024년 10월까지였다. 하지만 9개 도입기업 지원사업 모두 사업시작이 사업연도를 넘어 2024년도 1월에 시작했다.
예산정책처는 “이러한 사업지연은 복잡한 사업구조로 인한 부실한 관리가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선도형스마트공장 구축사업은 전담기관(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과 운영기관 31개(지역테크노파크 등 전문기관)이 담당한다. 도입기업이 1000개 이상으로 단일 전문기관이 감당하기 불가능해 지역·분야별로 복수의 전문기관을 두고 관리하는 것이다.
사업구조가 부처(중기부)-주관 전담기관-운영기관-도입기업 등으로 중층구조를 띠게 됐다.
예산정책처는 “사업의 중층구조로 운영기관에 대한 집행관리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매년 집행지연 등이 발생했다”면서 “중기부의 책임성을 강화시킬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