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 두 달…‘일하지 않았다’
상임위 절반만 법안소위 구성, 심사는 4번뿐
22대 국회가 임기를 시작한 지 두 달 가까이 지났지만 국회는 제대로 법안심사를 하지 않는 ‘비정상적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국회법에 따라 ‘월 3회이상 법안소위’를 열어 법안들을 심의하는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는 다짐은 구호에 그쳤다.
절반 가까운 상임위에서는 법안소위 구성조차 하지 않았고 법안소위를 구성한 곳 중에서도 단 2개 상임위만 법안소위를 열었다.
24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법안소위 등 소위구성을 마무리한 상임위는 전체 17개 상임위 중 9개에 그쳤다. 8개는 법안소위조차 구성하지 않았다.
민주당이 위원장인 10개 상임위(예결특위 제외) 중에서 법안소위가 만들어지지 않은 곳은 운영위, 행안위, 교육위 등 3곳이다. 법사위는 법안소위를 구성하기는 했지만 여당 의원들이 제대로 배정되지 않은 ‘반쪽’이었다.
법안소위 2소위는 공란으로 남아 있고 법안소위 1소위도 국민의힘은 유상범 간사와 장동혁 의원만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상임위마다 2개씩 만들어진 법안소위지만 실제 심의가 이뤄진 것은 4번에 그쳤다. 법사위 1소위가 2번, 환노위의 환경소위와 고용노동소위가 각각 1번씩이었다.
민주당은 지난 21대 국회에서 통과됐지만 윤석열 대통령에 의해 거부권이 행사된 법안 등에 대해서는 법안소위를 거치지 않은 채 전체회의에서 의결하는 ‘속도전’을 펼쳤다. 법안소위 심사가 생략됐다는 얘기다. 법안소위가 구성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위원회 의결로 전체회의에서 법안을 통과시키는 전략을 활용하기도 했다. 법을 어기지 않으면서 속도전을 펼치기 위한 편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