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중소기업 수출 571억달러…1위 품목 화장품
3분기 연속 증가세, 수출 중소기업수 역대 최고
미국이 1위 시장 등극, 멕시코 북미생산지 부상
총수출 비중 18%대 갇혀 … “정책 재설계 필요”
2024년 상반기 중소기업 수출은 571억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4.4% 증가한 규모다. 수출 1위 품목은 화장품이다. 지난해 1위 등극 이후 수출효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중소기업 10대 수출국 중 7개 국가로의 수출이 모두 늘었다. 수출 중소기업은 7만7078개사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중소기업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긍정적 평가는 이르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중소기업 수출이 수년째 17~18%대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중소기업 수출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중기부에 따르면 상반기 중소기업 수출은 571억달러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4.4% 증가했다. 3분기 연속 수출이 늘었다. 2023년 4분기 1.6% 늘더니 올 2분기까지 3분기 연속 수출이 증가한 것이다.
수출에 참여하는 중소기업은 7만7078개사로 전년동기대비 1.2%(949개사) 확대돼 역대 상반기 최고를 기록했다. 1000만달러 미만 수출기업은 소폭 줄었지만 1000만달러 이상 수출기업이 늘어난 덕이다.
상반기 중소기업 10대 수출품목 중 8개 품목이 전년대비 증가했다. 기타기계류와 반도체제조용장비 수출이 각각 19.7%, 14.7%로 가장 크게 늘었다. 자동차 기계요소 등 2개 품목만 수출이 줄었다.
플라스틱제품(25억9000만달러), 자동차(22억5000만달러), 자동차부품(21억8000만달러), 반도체제조용장비(19억달러)가 뒤를 이었다.
화장품의 경우 세계시장의 수요급증으로 17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이 최대 수출국으로 부상하며 대기업 수출의 감소(23.0%)에도 중소기업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반도체시장 업황 개선으로 반도체제조용장비는 상반기 최고 수출액을 경신했다. 대미 수출호조로 전자응용기기(13억달러) 역시 상반기 최고 수출액을 달성했다.
자동차는 올 2월말부터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대한 상황허가 대상품목이 확대되면서 수출 감소로 전환됐다.
상반기 중소기업 10대 수출국 중 7개 국가 수출이 늘었다. 그간 상반기 기준 수출국 1위였던 중국을 제치고 미국이 수출국 1위 시장으로 등극했다. 미국은 화장품(61.5%), 기타기계류(170.1%), 전력용기기(59.3%) 등의 증가로 역대 상반기 최고 수출액을 기록했다.
이외 신흥시장 중 멕시코는 북미생산거점으로 부각되며 자동차부품(4.4%), 금형(87.8%) 등 품목 수출이 두드러졌다.
정부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온라인수출은 4억5000만달러로 4억달러를 처음으로 돌파했다. 온라인 총수출에서 중소기업이 77.0%를 차지했다. 중소기업이 온라인 수출을 선도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전체 중소기업 수출의 0.8%에 불과하다.
최원영 중기부 글로벌성장정책관은 “올해 연초부터 수출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수출 확대에 총력을 기울여 2024년 총수출 7000억달러 달성에 기여하겠다”고 전했다.
◆수출체력 약화 =중기부의 긍정적 평가와 달리 전문가 일각에서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소기업 수출이 제자리걸음이기 때문이다. 수출체력이 약화된 탓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실제 총수출에서 차지하는 중소기업 수출비중은 17~18%대에 갇혀 있다. 지난해 중소기업 수출비중(17.7%)은 코로나 직전인 2018년(17.4%) 수준이다. 2017년 이후 중소기업 수출비중은 코로나 특수로 꼽히는 2020년(19.7%)을 제외하고 18%를 넘지 못했다. 수출중소기업 수도 2023년 9만4635개사로 2018년(9만4589개사)과 비슷하다. 5년이 지나도 수출기업수가 거의 늘지 않았다.
특히 중소기업의 수출의지도 매우 미약하다. ‘2022년 기준 중소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내수 중소기업 중 99.2%가 해외진출 계획이 없었다고 응답했다. 제조업 98.3%도 같은 의견을 보였다. 중소기업 93.8%가 내수에 의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협업을 기반으로 한 세계시장 진출 전략을 제안했다.
오동윤 동아대 교수는 “창업 단계부터 글로벌화를 중심에 둬야 한다”며 “세계시장은 협업형으로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별기업이 자본과 인력을 투입하는 것보다 기능별로 협력가치사슬을 구축해 진출하는 방식이 성공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주영섭 서울대 특임교수도 “중소기업은 협업을 기반으로 혁신능력을 키워야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면서 “정부 수출정책을 협업기반으로 재설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