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가 여권 투톱 …'정치권 이력' 무기력
윤·한 속성으로 권력 중심, “정치권 신뢰 잃은 탓”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평생 검사로 지냈다. 법복을 벗은 지 불과 수개월 만에 보수정당 중진들을 꺾고 여권 투톱인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됐다. 당원과 민심은 정치권에서 수십 년 경력을 쌓은 중진들 대신 ‘정치초보’ 검사들을 선택한 것이다.
여권에서는 “당과 중진들이 당원과 민심의 신뢰를 잃어버린 결과”라는 반성이 엿보인다. 동시에 ‘정치초보’ 대통령의 좌충우돌 2년을 겪고 나서도 ‘정치초보’ 여당 대표를 뽑은 후폭풍에 대한 우려도 여전한 모습이다.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에서 압승한 한 대표는 평생 검사로 지냈고, 지난해 말까지 법무부장관을 역임했다. 정치 경력은 7개월밖에 안 된다. 하지만 정치권에서 20년 넘게 잔뼈가 굵은 5선 나경원·윤상현, 3선·재선 제주지사 출신 원희룡을 가볍게 꺾었다. ‘정치인 한동훈’으로 보여준 게 미미하지만 당원과 민심은 그에게 ‘여권의 변화’라는 중책을 맡겼다.
앞서 윤 대통령은 2021년 3월 검찰총장 퇴임→2021년 6월 대선 도전 선언→2021년 11월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출→2022년 3월 대선 승리란 속성과정을 거쳐 대통령이 됐다. 법복을 벗은 지 몇 달 만에 치른 당내 경선에서 홍준표·유승민·원희룡 같은 보수정치권 거물들을 꺾었다.
‘정치초보’ 검사들이 중진들을 잇따라 꺾고 여권 투톱을 차지한 결과를 놓고 여당에서는 “섬뜩했다. 수십 년 정치 이력을 통렬하게 반성했다”(국민의힘 재선의원)는 반응이 나왔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