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경합주서 해리스에 박빙 우위”
더힐 조사서 4곳 우세, 1곳 동률 … 해리스·트럼프 9월 TV토론 놓고 샅바싸움
전날 선거 유세에서 상대를 겨냥해 서로 ‘극단주의자’라며 치고받은 두 사람은 9월 예정인 TV토론의 주관 방송사와 시점을 놓고도 샅바싸움에 들어갔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더힐과 에머슨대가 공동으로 실시해 이날 공개한 5개 경합주 최신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애리조나(49% 대 44%), 조지아(48대46), 미시간(46대45), 펜실베이니아(48대46)에서 해리스 부통령에 앞섰고, 위스콘신주에서는 두 사람 모두 47%로 동률을 기록했다.
22~23일 이틀간 주별로 800~850명을 상대로 실시한 이번 조사(오차범위 3.3~3.4%p)에서 애리조나를 제외하고는 모두(동률인 위스콘신 제외) 오차범위 이내의 격차였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21일 재선 도전 포기를 선언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출마를 상정한 더힐-에머슨대의 직전 경합주 조사(이달 중 실시) 결과보다는 두드러지게 나은 성적을 거뒀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에 비해, 조지아에서 5% 포인트, 애리조나와 위스콘신에서 4% 포인트,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에서 3% 포인트 높은 지지도를 각각 기록했다.
또 더힐이 디시전 데스크 HQ와 함께 81개 전국 여론조사 결과를 취합한 바에 따르면, 24일 오후 기준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에 48% 대 46%로 오차범위내 우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힐이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 발표 전에 집계한 결과(트럼프 47% 대 바이든 43%)보다 격차가 좁혀진 것이다.
에머슨대 여론조사센터의 스펜서 킴볼 이사는 “해리스가 지난달 27일 토론뒤 이탈했던 민주당 성향층의 지지를 일부 회복했다”면서 “젊은 유권자들이 해리스에게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공개된 뉴욕타임스(NYT)-시에나대의 전국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해리스 지지율 격차가 트럼프-바이든 격차보다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1142명의 등록 유권자를 대상으로 22~24일 실시한 이번 조사에 따르면 양자 가상 대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48%를 기록하며 해리스 부통령(46%)보다 오차범위(±3.3%포인트) 내에서 우세했다. 제3후보를 포함한 다자 가상 대결에서는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42%로 같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응답자 중 투표의사층을 대상으로 한 양자 가상 대결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48%)과 해리스 부통령(47%)간 격차가 1%포인트(오차범위 ±3.4%)로 더 줄었다.
이는 이달 초 조사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해 투표할 것 같은 유권자에게서는 6%포인트, 등록 유권자 전체에서는 9%포인트 각각 뒤진 것에 비해 민주당으로서는 개선된 수치라고 NYT는 평가했다.
이처럼 주요 경합주와 전국 지지율에서 오차범위 내 박빙 경쟁 흐름인 상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 간 TV토론을 둘러싼 신경전도 시작됐다.
위스콘신, 텍사스주 유세 일정을 마치고 이날 워싱턴 DC로 복귀한 해리스 부통령은 TV토론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도널드 트럼프와 토론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존 합의에서 “발을 빼려는 듯 보인다”고 공세를 펼쳤다.
그는 지난 6월 27일 바이든 대통령과 CNN방송 주최로 1차 TV토론을 치렀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시 오는 9월10일 ABC 방송 주최로 2차 토론을 치르기로 합의한 바 있음을 상기시키며 “나는 이전에 합의된 ‘9월10일 토론’에 동의했고 그(트럼프)도 동의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서 해리스 부통령과 한 차례 이상 TV토론을 하겠다면서도 당초 9월 10일 예정된 TV토론을 ABC가 주최하는 것에 대해선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가 TV토론을 주관하는 것으로 바꾸는 방안을 선호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폭스뉴스는 9월 17일 TV 토론을 개최하겠다며 트럼프와 해리스 캠프에 지난 24일 초청장을 발송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폭스뉴스가 주최하는 TV토론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