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환율 석달 만에 900엔대…일본은행, 다음주 금리인상하나
미·일 금리격차 축소 전망
달러당 151엔대까지 올라
일은, 무제한 국채매입 규모
매달 3조엔 이상 줄일 전망
일본 엔화 가치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원·엔 환율은 석달여 만에 장중 900엔대로 올라섰고, 엔·달러 환율도 달러당 151엔 수준까지 하락했다. 일본은행은 다음주 열리는 금융정책회의에서 10년물 장기국채 매입 축소 규모를 확정한다. 정책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도 나온다.
엔·달러 환율은 25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장중 달러당 151엔대까지 떨어졌다. 지난 5월 이후 두달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아사히신문은 26일 전했다. 이달 10일 달러당 161엔대까지 상승했던 환율이 불과 보름 만에 10엔 가량 하락했다. 그만큼 엔화 가치가 빠르게 오른 셈이다.
원·엔 환율은 25일 장중 100엔당 910원까지 육박하는 등 급등세를 보이다 899엔대에 마감했다. 엔화가 장중 900엔대를 넘어선 것은 지난 4월16일(900.89원) 이후 석달여 만이다. 장중 910원에 육박한 것도 지난 2월1일(909.68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엔화 가치가 짧은 기간 빠른 상승세를 보이는 데는 미국과 금리격차가 축소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다는 풀이다. 아사히신문은 “엔화가치 상승 배경에는 미국의 물가 오름세가 둔화하면서 연준이 9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여기에 일본은행이 31일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면서 미일간 금리 격차가 축소할 것이라는 기대에 엔화 매수세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31일 회의에서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수도 있다는 기대가 기존보다 커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6일 “일부 금융정책위원은 이번 회의에서 금리인상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다만 “상당수 위원은 여전히 물가와 소비동향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모습이어서 결론까지는 논란이 예상된다”고 했다. 시장 조사업체 QUICK이 최근 조사한 결과, 시장 참가자의 23%는 이달 내 금리인상을 전망했지만 다수는 여전히 9월이나 10월 인상을 내다봤다.
이에 앞서 일본은행은 지난 3월 회의에서 8년 이상 이어진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하고, 단기 정책금리를 0~0.1%로 올렸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경우 단기 금리를 0.25% 수준으로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한편 일본은행은 이번 회의에서 일본 정부가 발행하는 장기 국채 매입규모를 축소할 방침이다. 아사히신문은 26일 “현재 매달 6조엔 규모의 매입 규모를 향후 2년여에 걸쳐 월 3조엔 규모로 축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일본은행은 지난 6월 회의에서 무제한 장기국채 매입 규모를 축소하겠다고 결정하고, 얼마를 줄일지는 이달 회의에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은행은 그동안 양적 완화정책의 일환으로 10년물 국채 금리의 상한을 정해놓고 이를 넘어설 조짐이 보이면 무제한 국채를 매입했다. 이에 따라 10년물 국채의 용인 가능한 금리 수준으로 0.25% 수준에서 조금씩 올려 현재는 1.00% 안팎의 목표를 정해놓고 국채를 매입하고 있다. 채권시장에서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는 최근 1.10%를 조금 밑도는 수준에서 오르 내리고 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