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대면조사를 놓고 불거진 검찰 내부 충돌 사태가 수습 국면에 접어들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원석 검찰총장은 전날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으로부터 주례 정기보고를 받고 “현안사건을 신속하고 공정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이 지검장은 “대검과 긴밀히 소통해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보고 했다.

대검과 서울중앙지검은 주례 보고 직후 이같은 이 총장의 지시사항과 이 지검장의 보고 내용을 각각 언론에 공지했다. 양측이 공지한 내용은 토씨 하나까지 동일했다.

서울중앙지검이 김 여사 조사 사실을 ‘사후 보고’하고 대검이 ‘진상 파악’에 나서면서 충돌했던 양측이 같은 입장을 내놓으면서 갈등국면을 이어가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검찰 내 갈등이 외부로 표출되는 상황이 지속되어선 안된다는 우려가 제기된 만큼 공동 대응을 통해 갈등을 봉합하는 모습을 보이려 한 것으로 관측된다.

내용 역시 이 총장은 수사팀의 수사 의지를 꺾지 않고, 이 지검장은 대검과 소통하겠다는 뜻을 보이면서 갈등의 실타래를 푸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진상 파악 지시 등에 반발해 사표를 냈던 서울중앙지검 김경목 부부장검사도 이 총장의 설득 끝에 업무에 복귀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이 총장은 주임 검사가 사건을 마무리해야 한다며 김 부부장 검사에게 업무에 복귀해줄 것을 직접 당부했다고 한다.

이 지검장도 이날 김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 사건을 담당하는 수사팀과 도시락을 곁들인 회의를 하면서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검장은 “수사팀이 누구보다 최선을 다한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동요하지 말고 남은 수사를 철저하게 잘 마무리하자”며 향후 수사계획 등을 논의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김 여사 조사를 놓고 불거진 이 총장과 이 지검장의 갈등은 일단 소강상태로 접어든 모습이다. 하지만 대검 감찰부의 진상 파악과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및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수사를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다시 분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