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입주 증가, 가계대출 폭증 예고
3만169가구 입주 예상, 전년 대비 50% 증가
입주시 주담대 늘어날 듯, 영끌·빚투 다시 등장
8월 아파트 입주물량이 대폭 늘어나면서 가계 지출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직방 조사에 따르면 8월 아파트 입주물량은 총 3만169가구로 전년동기대비 50%, 약 1만여가구가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수도권에서 1만8522가구가 입주한다. 특히 경기지역에서는 2021년 1월(1만6649가구)이후 가장 많은 1만5020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입주물량이 확대되면 잔금을 치러야 하는 가계 지출 총액도 늘어나게 된다. 가계 지출 대부분은 금융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로 이루어진다. 주요 시중은행 주담대 잔액은 7월 들어 5조원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5대 은행 가계대출은 6월 한달 만에 5조3415억원 증가해 2021년 7월(6조2000억원) 이후 2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고 이달 들어서도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주담대가 6월말 552조1526억원에서 이달 25일 557조4116억원으로 5조2589억원 뛰면서 가계대출 증가세를 견인하고 있다. 주담대는 입주시 잔금을 치러야 하는 서민들의 마지막 출구로 통한다. 8월 입주물량이 지난해 비해 50% 가량 증가하면서 지난해 대폭 증가하면서 주담대 잔액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이 금융당국 압박에 가계대출 금리를 수차례 높였지만 기준금리 인하 기대와 부동산 경기 회복에 따른 폭발적인 대출 수요를 가라앉히기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주요 금융권은 26일 기준 주담대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를 연 2.900~5.263% 수준으로 조정했다.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상단이 0.031%p 낮아졌지만 하단은 0.060%p 높아졌다.
하지만 정부가 주담대 규제방안인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를 시행을 9월로 연기하면서 그 이전에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몰렸다. 압주물량 증가와 맞물려 8월 주담대 대출액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고되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금리 조정을 통해 집값 안정을 찾겠다는 계획도 대폭 수정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특히 스트레스DSR 2단계 시행에 앞서 다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구매)과 ‘빚투’(빚을 내 투자)가 증가하면서 주택 매매량이 늘어나는 상황은 정부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를 보면 6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6일 기준 6370건으로 2020년 12월(7457건) 이후 가장 많았다. 부동산 거래 신고가 30일 내 이뤄지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달 아파트 거래량이 7000건을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거래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넷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주보다 0.30% 올라 18주 연속 상승세를 지속했다. 2018년 9월 둘째주 이후 5년 10개월여 만에 상승폭이 최대치를 기록했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장기적인 공급 부족으로 인한 불안심리 확산이 최근 집값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는 만큼 정부가 투기적 수요 차단과 공급 확대책을 내놓았지만 이같은 대책은 장기적인 관점으로 당장 시장이 체감하기에는 그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