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 부실채권 5년 만에 최악

2024-07-29 13:00:02 게재

2분기 12조원 넘어

부동산PF 영향

고금리와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부실이 커지면서 5대 금융지주사의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NPL)비율이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5대 은행은 올해 상반기에만 3조2천억원이 넘는 부실채권을 상각 또는 매각을 통해 장부에서 털어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회복 속도가 더딘 가운데, 코로나19 대출 상환유예 등으로 가려졌던 부실까지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은행권 부실 규모는 당분간 확대될 전망이다. 14일 서울시내에 설치된 주요 은행들의 현금인출기 앞으로 외국인들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올해 2분기 기준 총여신 2002조4354억원 대비 고정이하여신(3개월 이상 연체) 비율은 0.62%로, 지난 2019년 1분기(0.63%) 이후 가장 높다.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약 12조3930억원으로 집계됐다. 5대 금융지주 중 KB금융과 신한금융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0.68%로 높게 나타났다. KB금융은 2018년 1분기(0.70%)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한금융은 2017년 2분기(0.72%) 이후 가장 높다. 농협금융은 0.59%,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0.56%를 기록했다. 농협금융과 하나금융은 각각 2020년 1분기(0.60%)와 2019년 2분기(0.56%) 이후 최고치다. 우리금융은 2019년 1분기 지주사 출범 이후 가장 높다.

부실채권 증가의 주요 요인은 부동산 PF 사업장 구조조정이다. 당국이 강화된 평가기준을 제시한 이후 부실 사업장이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부동산신탁사의 경우 책임준공형(책준형) 관리형 사업장이 부실로 재분류되면서 위험이 커졌다. 책준형은 시공사가 준공기한을 지키지 못하면 신탁사가 책임준공 의무를 진다. 신탁사들은 부실 책준형 사업장에 나간 신탁 계정대여금을 NPL로 분류하고 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이경기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