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 기업회생 신청…금감원 민원 폭증
업체 6만 곳 피해 불가피, 결제 취소 우려 커
검찰, 전담 수사팀 꾸려 … 구영배 대표 출금
티몬과 위메프가 판매대금 정산과 환불에 따른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모기업인 큐텐그룹 구영배 대표가 “지분을 매각해서라도 사태를 수습하겠다”고 밝힌 지 반나절 만에 법정관리 신청이 이뤄짐에 따라 그룹 차원의 ‘꼬리 자르기’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법원이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면 두 기업의 모든 채무는 동결되고 회생 과정에서 채무 조정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판매업체들의 피해는 불가피해졌다. 법원이 기업의 존속 가치(계속 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낮다고 판단하면 두 기업은 파산절차를 밟게 된다. 일각에서는 이미 판매자와 소비자의 신뢰를 잃은 두 기업에 대한 기업회생 절차가 진행되더라도 제대로 된 영업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30일 법원에 따르면 티몬과 위메프는 전날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으며 조만간 대표자 심문기일이 열리고 회생절차 개시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회생절차 개시결정이 있을 때까지 법원의 보전처분결정에 따라 변제금지·일정액 이상의 재산 처분금지 등의 조치가 취해진다. 티몬과 위메프가 판매업자들에게 지급하지 못한 미정산 금액은 최대 1조원 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번 기업회생 신청으로 판매업자들은 상당기간 정산을 받지 못하게 됐다.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최대 6만 곳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긴급 유동성 지원 방안을 발표했지만 대출을 통한 자금 공급이어서 당장의 급한 불은 끌 수 있지만 빚부담은 더 커지게 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결국 빚으로 연명하는 유동성 공급 조치는 영세업체들의 금융부담을 더 키우는 것으로 장기적으로 독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소비자들이 환불을 요구하고 있지만 카드결제 취소 절차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카드결제 관련 11개 결제대행업체(PG사)가 위메프·티몬의 물품 미배송 여부 확인 등을 거쳐 처리 중에 있지만 위메프·티몬 측으로부터 거래내역 확인 등이 지연되면서 환불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에는 카드결제 취소 관련 민원이 폭증하고 있다. 지난 25일부터 민원 신청을 받기 시작해 26일 300여건이 접수됐지만 주말을 거치면서 29일 누적 신청건수가 1600여건을 넘어섰다. 불안감이 커진 소비자들이 소비자원과 카드사에 민원을 제기했던 것에 그치지 않고 금감원으로 중복 민원을 내는 경우가 많아진 탓이다. 회생 신청에 따라 금감원 민원은 더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결제취소 및 환불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업계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절차를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 배송 정보 관련 전산자료를 확보해 분석할 별도의 검사반 6명을 30일 추가 투입했다.
한편 검찰은 이원석 검찰총장의 긴급 지시에 따라 전담 수사팀을 꾸리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이 총장은 29일 서울중앙지검에 “반부패수사1부를 중심으로 전담 수사팀을 구성,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해 소비자와 판매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라”고 지시했다. 이번 사건이 소비자 피해를 양산하고 시장 질서를 무너뜨린 중대 민생침해 범죄라고 보고 선제적 법리 검토를 진행했던 중앙지검은 이 총장의 지시가 나오자 즉각 전담 수사팀을 구성했다. 전담 수사팀장은 이준동 반부패수사1부장이 맡았고 7명의 검사가 투입됐다. 검찰은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경기 구본홍 기자 cell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