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 고강도 수사 예고

2024-07-30 13:00:01 게재

검찰, 검사 7명 투입 전담수사팀 구성

경찰, 경영진 고소·고발사건 수사 착수

피해 소비자·입점업체 고소·소송 잇달아

검찰이 ‘티몬·위메프 사태’와 관련해 전담 수사팀을 꾸리고 강도 높은 수사를 예고했다. 경찰도 티몬·위메프 경영진을 상대로 한 고소·고발 사건 수사에 착수했다. 법무부는 티몬·위메프 모회사인 큐텐의 구영배 대표이사 등을 출국금지 조치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전날 이준동 반부패수사1부장을 팀장으로 하는 티몬·위메프 사태 전담 수사팀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팀에는 7명의 검사가 투입됐다.

◆구영배 대표 출국금지 = 전담 수사팀 구성은 이원석 총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이 총장은 이날 중앙지검에 “티몬·위메프 사태와 관련해 반부패수사1부를 중심으로 전담 수사팀을 구성,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해 소비자와 판매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통상 고소·고발 사건을 담당하는 형사부나 기업 관련 범죄를 수사하는 공정거래조사부가 아닌 반부패수사부 중심의 전담 수사팀에 이번 사건을 맡긴 것은 이 총장이 그만큼 이번 사태가 위중하다고 판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경영진의 횡령·배임죄까지 강도 높게 수사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판매 대금을 업체에 제때 지급하기 어려운 상황을 알고도 업체들과 거래를 지속했다면 형법상 사기 혐의가 적용될 수도 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는 이번 사건이 소비자 피해를 양산하고 시장 질서를 무너뜨린 중대 민생침해 범죄로 보고 금융감독 당국의 수사 의뢰나 피해자 고발 등 여러 상황에 대비해 법리 검토를 진행해왔다. 이 총장의 지시로 전담 수사팀이 구성됨에 따라 이번 사태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이날 수사기관 요청을 받아들여 구 대표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목주영 큐텐코리아 대표, 류광진 티몬 대표이사, 류화현 위메프 공동대표이사 등도 출국금지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입점업체, 큐텐 수사 의뢰 =

티몬·위메프 환불을 받지 못한 피해자들이 회사 대표 등을 상대로 고소·고발을 시작하면서 경찰도 수사에 나섰다.

피해 소비자측 법률 대리인 법무법인 심 소속 심준섭 변호사는 29일 구 대표와 티몬·위메프 대표이사, 재무이사, 감사 등 총 5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횡령, 배임 혐의로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소·고발했다.

심 변호사는 “정산대금을 줄 수 없음에도 쇼핑몰을 운영한 것이나 상품권을 판매한 것은 ‘폰지사기’”라며 “큐텐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를 키우기 위해 불법적으로 자금을 운용하고 회사 경영을 방만하게 한 부분은 배임과 횡령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피해자들은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큐텐을 상대로 부당이득 반환청구 소송을 냈다. 또 티몬·위메프와 여행사에서 이중 결제가 이뤄진 경우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도 제기했다.

심 변호사는 “피해 소비자들도 많고, 수십억원 단위 판매자분들(입점업체)도 있어 실제 피해액은 수천억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며 “입점업체의 고소·고발도 이번 주 금요일(8월 2일)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소장 접수 후 강남서는 “사건을 배당했다”며 “순차적으로 관련자들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지호 경찰청장 후보자도 이날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티몬 등 불법행위에 대해선 금융당국이 위법사항을 점검 중인 것으로 안다”며 “당국의 수사 의뢰가 있으면 신속하게 수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검경이 동시에 수사를 진행하는 데 따른 비효율을 방지하기 위해 두 기관간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형사소송법에서는 검사가 사법경찰관과 동일한 범죄사실을 수사하게 된 때에는 사건을 송치할 것을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입점업체들도 티몬·위메프 정산 지연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하고 정부의 대책 마련과 함께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29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가 주최한 피해 사례 발표에서 방기홍 전국문구점살리기연합회 회장은 “입점업체와 공급업자까지 연쇄적으로 부도가 날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며 “이 사태의 원인 제공자는 티몬과 위메프이기 때문에 이자 부담 등도 티몬과 위메프가 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홍민 한국통신판매사업자협회 회장은 “고객의 돈을 받아다 다른 곳에 쓰고 돌려막기식으로 일을 해서 현재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라며 “수사당국은 티몬과 위메프의 모기업인 큐텐이 지연 정산 대금을 어디에 썼는지 수사해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구본홍 박광철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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