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민생침해 범죄 엄정 대응 주목

2024-07-30 13:00:01 게재

이원석 “사이버렉카 범죄수익 박탈” 주문

티몬·위메프 사태 관련 신속·철저 수사도

보이스피싱·인터넷 범죄도 엄정 대응키로

이원석 검찰총장이 최근 민생침해 범죄에 대해 엄정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김건희 여사 조사로 검찰 내부의 갈등과 이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높은 상황에서 나온 대응이어서 주목된다.

이 총장은 ‘사이버 레커’의 범죄수익 박탈 등 엄정 대응을 연이어 지시했으며, 티몬·위메프 사태와 관련해서도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신속한 수사를 통해 소비자와 판매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긴급 지시했다. 또 전국은행연합회와 금융 범죄 관련 합동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민생침해범죄에 대해 적극 대응하고 있다.

30일 대검에 따르면 이 총장은 전날 먹방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에 대한 ‘사이버 레커’ 유튜버들의 공갈 사건 수사 상황을 보고받고 엄정히 대응하라고 재차 지시했다.

이 총장은 이날 오전 사건 수사를 지휘하는 김유철 수원지검장으로부터 관련 수사 상황과 계획을 보고받았다.

이 총장은 김 지검장에게 “수익 창출과 영리 목적으로 혐오를 조장해 유명인과 일반인을 가리지 않고 극심한 명예훼손과 모욕을 가하는 사이버 레커의 악성 콘텐츠 유포와 협박, 공갈 범행에 엄정하게 대응하고 범죄수익을 박탈하라”고 지시했다.

이 총장은 지난 15일에도 수원지검에 같은 취지로 지시한 바 있다.

수원지검은 총장 지시에 따라 관련 사건을 병합해 수사한 뒤 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과 주작 감별사(본명 전국진)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 26일 법원이 영장을 발부해 이들을 구속했다.

구제역과 주작 감별사는 지난해 2월 쯔양과 전 남자친구 간의 과거를 폭로하지 않겠다며 그 조건으로 쯔양으로부터 55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구제역은 ‘위험 관리’를 위한 용역 계약이라고 주장했다.

수원지검은 구속된 2명 외에도 연루자들을 계속 수사할 예정이다.

이어 이 총장은 같은 날 소비자와 판매기업의 피해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티몬·위메프 관련 사건에 대해서도 이례적으로 신속한 수사를 주문했다. 이 총장은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해 소비자와 판매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라”고 당부했다. 통상 고소·고발을 담당하는 형사부가 아닌 반부패부를 중심으로 수사팀이 꾸려진 것은 사안의 중대성과 시급성 등을 고려한 조처로 보인다.

이에 앞서 대검찰청은 지난 22일 전국은행연합회와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민생침해범죄의 대응 강화방안 모색을 위한 민·관 합동 세미나’를 열었다.

대검은 이날 “은행연합회와 유관기관들과 함께 △금융 △통신 △사법 각 영역에서 민생침해범죄를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범죄를 예방하는 방안들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이번 세미나를 마련했다”고 세미나 취지를 설명했다.

대표적인 민생침해범죄인 보이스피싱 범죄는 2022년 7월 정부합동수사단 출범 이후 발생 건수와 피해 금액이 크게 줄었으나 신종사기 범죄가 늘고 있다. 대검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범죄는 2021년 3만982건에서 2023년 1만8902건으로 39% 감소했다. 피해 금액도 같은 기간 7744억원에서 4472억원으로 42% 줄었다.

그러나 투자리딩방 사기 등 신종 범죄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 도박 범죄는 청소년 도박중독, 도박자금 마련을 위한 2차 범죄 발생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총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금융과 통신 두 분야를 악용해 비대면으로 이루어지는 보이스피싱 범죄는 금융기관과 통신사에서 예방책을 마련해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면 범죄를 줄이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 총장의 이런 행보는 지난 20일 ‘검찰총장 패싱’을 부른 김건희 여사에 대한 제3의 장소에서 비공개 소환 조사가 있은 뒤 나온 것들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이 총장의 지시에 따라 이창수 지검장이 곧바로 전담수사팀을 구성하는 등 민생침해범죄에 적극 대응하는 모양새를 갖춘 것이다.

검찰 내부 갈등이 진정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김 여사의 수사결과 처분을 놓고도 갈등이 나올 가능성이 있어서 주목된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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