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교육 혁신 지역통합 발전
교육의 힘으로 지역 키우는 교육발전특구 ‘시험대’
교육부, 교육발전특구 2차 시범지정 … 광역지자체 1개, 기초지자체 40개
교육발전특구는 교육혁신을 가로막는 다양한 장벽을 넘어서서 국가와 지역이 함께 힘을 합쳐서 지역교육 혁신과 더 나아가 지역의 통합적 발전을 추진하는 벽을 허무는 정책이다. 이를 위해 교육발전특구에서는 교육자치와 일반자치로 나눠져 있는 지역 거버넌스 구조의 장벽을 넘어 지자체와 교육청의 협력을 통해 상향식 지역교육 발전전략을 추진한다.
지역이 주도해 만들어지고 실행되는 지역교육 발전전략은 지역 내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 지역의 공교육을 혁신하기 위해 기존의 초·중·고, 대학 교육 간 장벽을 넘어서 지역학교와 대학의 연계도 강화한다. 더 나아가 지역이 중점적으로 지원하는 산업 전략과 지역인재 양성전략의 연계도 함께 추구한다. 정부도 지역교육 혁신과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부처 간의 장벽을 넘어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교육부는 30일 “교육발전특구 운영을 통해 다양한 교육개혁 과제와 지방 시대 4대 특구를 연계해 지역 맞춤형 교육개혁 과제의 현장 안착과 지역균형 발전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2월 1차 시범지역 지정에 이어 2차 시범지역이 지정됐다.
정부의 교육발전특구 2차에 세종시와 경기도 김포, 경북 경산, 전남 여수 등 41개 광역·기초자치단체가 지정됐다.
지역소멸 위기에 대응하고 지역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특구 지역에 순천 여수 담양 구례 곡성 화순 함평 영광 장성 해남 등 전남 10개 시군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교육부와 지방시대위원회는 교육발전특구위원회 평가와 지방시대 심의·의결을 거쳐 1개 광역지자체와 40개 기초지자체를 교육발전특구 2차 시범지역으로 지정한다고 30일 밝혔다. 교육발전특구는 지자체, 교육청, 대학, 지역 기업, 공공기관 등이 협력해 공교육의 질을 높임으로써 교육혁신과 인재 양성, 정주를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올해 2월 첫 시범지역이 지정됐다.
◆전남 10개 시군 대거 이름 올려 = 비수도권 지역이 다양한 혁신 모델을 제시해 지정을 신청하면 교육부가 평가를 통해 특구로 지정하고 재정적·행정적으로 지원한다. 수도권 내 인구감소지역이나 접경지역도 포함된다.
교육발전특구는 신청 단위에 따라 △기초지자체 단독형(1유형) △광역지자체 단독형(2유형) △광역지자체가 지정하는 기초지자체 연합형(3유형)으로 나뉜다.
1유형은 △경기: 파주 김포 포천 연천 △강원: 강릉 동해 태백 삼척 평창 영월 정선 △충북: 보은 △충남: 공주 금산 △전남: 순천 △경북: 김천 영주 영천 울릉 경산 △경남: 남해 등 21개 기초지자체가 선정됐다.
2유형에는 세종시가 선정됐다.
3유형에는 △경남: 의령 창녕 거창 함양 △전북: 전주 군산 정읍 김제 임실 순창 △전남: 여수 담양 곡성 구례 화순 함평 영광 장성 해남 등 19개 지자체가 선정됐다.
예비지정 지역은 1유형 8개, 3유형 1개가 선정됐다. 1유형은 △경기: 가평군 △강원: 홍천군 △충북: 청주시 영동군 증평군 △경북: 경주시 문경시 △경남 통영시 등 8개 지자체다. 3유형은 △전남: 완도군 진도군 고흥군 보성군 장흥군 등 5개 지자체가 예비지정됐다.
◆서울 제외한 16개 광역시도에 특구 = 정부는 광역·기초지자체장과 교육감 등이 공동으로 협약을 체결한 후 작성·제출한 운영기획서를 평가·심의해 시범지역을 지정했다. 이번 선정 평가에서는 신청한 47건 중 25건을 지정하고 9건을 예비지정했다.
시범지역 운영 기간은 3년이지만 선정 평가 결과에 따라 특구별로 운영 기간에 차이가 있다. 우수한 평가를 받은 13건은 선도지역으로 지정해 3년간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 관리지역 12건은 매년 연차평가를 실시하고 성과 관리 컨설팅을 실시하되 계속 운영이 힘들다고 평가된 경우 지정이 취소될 수 있다. 시범지역은 자문위원회 상담을 통해 세부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방교육재정 특별교부금 등 행정·재정적 지원을 받게 된다. 교육부는 시범지역에 적용되는 특례 중 규제완화를 높이 평가했다. 전진석 교육부 교육자치협력안전국장은 “예를 들면 IB(국제바칼로레아)가 여러 지역에서 활성화 돼 있는데 선생님들의 이동 제한 때문에 효율성을 발휘하기가 어려워 4~5년 이상 근무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예비지정 9건은 시범지역이 아니지만 정부가 운영기획서를 보완하도록 지원한다. 정부는 내년 시범지역 관리지구에 대한 연차 평가를 할 때 예비지정 지역을 위해 재지정 평가 기회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이번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 선정 평가를 통과한 지자체는 1개 광역 시도와 40개 기초 시·군·구다. 예비지정 지역을 포함하면 기초지자체가 53개로 늘어난다.
신청한 모든 지역을 지정 및 예비지정했던 지난 1차 평가와 달리 이번에는 1유형에 지원한 14개 기초지자체가 탈락했다. 1차 평가에서 예비지정 됐던 충남 논산시와 부여군은 재평가에서 떨어졌다.
이번 발표로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은 총 56개 단위가 지정됐다. 지자체 수는 광역시도 전체가 참여한 6곳(2유형)과 기초지자체 단위 83곳이 시범지역이 됐다. 시범지역 예비지정 기초지자체 13곳을 합하면 96곳이다. 공모에 참여 가능했던 서울을 제외한 16개 광역시도가 모두 특구를 보유하게 됐다.
특구로 지정된 지역은 윤석열정부 교육부가 추진하는 정책 과제를 적극 반영했다. 자율형 공립고 2.0으로 지정된 85개교 중 68개교(80%), 협약형 특성화고 10개교 중 6개교(60%)가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 내에 위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방시대 4대 특구’와도 겹친다. 기회발전특구 20개와 도심융합특구 5개는 모두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 내에 포함됐다. 대한민국 문화특구 13개 중에서는 8개 특구가 시범지역 내에 위치한다. 특구 시범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은 앞으로 교육부의 특별교부금을 보조 받을 수 있다. 1곳당 30억원 이상이 검토되고 있다. 또한 교육발전특구 자문위원회에서 컨설팅을 받아 세부 사업운영계획서를 작성한다.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 돌봄 서비스에 관심 = 교육자유특구로 시범 지정된 지자체 중 경기도 파주의 경우 유보통합 모델학교를 발굴하고 달빛어린이병원을 확대해 ‘양육 친화적’ 도시를 조성할 계획이다. 강원도 영월군은 24시간 야간연장 시간제 어린이집을 운영한다. 충남 금산군은 아토피천식안심학교(상곡초·제원중) 운영체계를 확대하고 아토피 치유 마을 사업도 활성화한다.
경기도 파주는 제3땅굴 등 비무장지대(DMZ) 관광자원을 연계한 지역맞춤형 공동교육과정을 운영한다. 경기도 김포시의 경우 초·중·고교 ‘IB학교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해병대 협약형 특성화고를 운영할 계획이다. 경북 영주시는 ‘인성’(초등)과 ‘실사구시’(중등) 교육과정 등 ‘선비형 IB 교육과정’을 시범운영한다. 경북 울릉군은 생존수영교육과 해양안전교육 등 섬마을 체험 교육을 운영한다. 강원도 평창군은 동계스포츠 중점학교(상지대관령고), 경북 영천시는 국방부 협약형 자율형공립고를 운영한다. 지역인재 지원을 위해 충남 공주시는 맞춤형 청년주택을 조성하는 등 정주 체계를 손본다. 전북도는 ‘정주응원지원금’을 비롯한 정주 유도 패키지와 지역인재전형을 확대한다. 교육부는 시범지역에서 제안한 다양한 특례와 규제개선 사항들을 반영한 가칭 ‘교육발전특구 지정·운영을 위한 특별법’ 초안을 마련하고 있다. 10월까지 정책연구를 마치고 초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교육개혁 과제들이 지역 맞춤형으로 교육 현장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지역과 다각적으로 협업하고 지역이 주도하는 교육 혁신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우동기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도 “지역주도 교육혁신 모델을 확산해 지역에서 우수한 인재를 길러내고 그 인재가 지역에 기여하는 선순환 체제를 마련해 나가겠다”고 했다.
김기수 김신일 기자 ks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