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T·농협 앱에서도 고향사랑기부 가능

2024-08-01 13:00:02 게재

행안부 연말까지 민간플랫폼 개방

개별지자체 모금대행 방식도 가능

지정기부에 이은 획기적 제도개선

이르면 오는 12월부터 우리가 흔히 쓰는 카카오톡이나 네이버를 통해 고향사랑기부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NH농협 등 은행 앱에서도 기부가 가능해진다.

정부세종청사 행정안전부

행정안전부는 민간플랫폼을 통해 고향사랑기부가 가능하도록 서비스 개방을 추진한다고 1일 밝혔다.

현재 고향사랑기부는 공식 플랫폼인 ‘고향사랑e음’을 통해서만 기부가 가능하다. 하지만 가입과 기부 절차가 복잡한데다 여러 차례 접속장애가 발생해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 때문에 정부와 지자체들의 대대적인 홍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고향사랑e음 가입자는 62만5000여명에 머물렀고, 올해도 6월 말까지 11만4000여명이 더 늘어나는데 그쳤다. 하지만 민간플랫폼을 통한 기부가 가능해지면 이 같은 고향사랑e음 회원가입 절차도 필요 없다.

민간플랫폼 도입은 고향사랑기부 창구인 고향사랑e음을 개방해 민간 사이트와 연계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현재 KTX·SRT 승차권 예매, 자동차검사 예약, 국립수목원·자연휴양림 예약 등 공공서비스가 민간앱에 개방돼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KTX·SRT 예매의 경우 네이버 카카오T에서도 예매가 가능한데, 코레일앱을 이용할 때보다 시간이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특히 KTX와 SRT 예매를 위해 앱을 따로 설치해야 했지만 민간앱을 이용하면 이런 불편도 없다. 이 때문에 하루 2만건 이상의 승차권 예매가 민간앱에서 이뤄진다.

대형 플랫폼기업이나 금융기관뿐 아니라 소규모 기업들도 일정 조건을 갖추면 고향사랑기부 참여가 가능해진다. 기업들은 243개 모든 지자체의 기부를 대행하기보다는 계약을 맺은 특정 지자체들의 기부를 대행할 수 있다. 지자체 입장에서는 홍보 전문성을 가진 민간기업의 도움을 받아 기부금 모금을 활성화할 뿐만 아니라 답례품 관리, 민원 응대 등 그동안 부담스러웠던 업무 부담을 덜 수 있다. 또한 지정기부가 가능해진 상황에서 기금의 사용계획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모금을 확대할 수도 있다.

민간플랫폼 효과는 이미 제도 시행 첫해인 지난해 일부 확인됐다. 행안부 만류에도 불구하고 민간플랫폼을 통해 지정기부 모금을 진행한 광주 동구와 전남 영암군이 다른 지자체에 비해 확연히 많은 금액을 모금했다. 지난해 영암군 모금액은 12억3619만원으로, 전국에서 두번째로 많았다. 고향사랑e음을 통해 8억4538만원을, 민간플랫폼을 통해 3억9079만원을 각각 모금했는데, 영암군이 민간플랫폼 모금을 시작한 것이 지난해 11월 27일인 점을 고려하면 불과 한달여만에 민간플랫폼으로 4억원 가까운 기부금을 모금한 셈이다. 영암군은 제도 시행 초기부터 민간플랫폼을 운영했다고 가정하면 40억원 이상을 모금했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광주 동구도 9억2622만원을 모금해 대도시 자치구 가운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고향사랑e음으로 2억8974만원, 민간플랫폼으로 6억3648만원을 각각 모금했다. 광주 동구 역시 7월 18일 문을 연 민간플랫폼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아직 민간플랫폼으로 참여할 기업은 확정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난달 진행한 사전 설명회에 다양한 기업·기관들이 참여해 관심을 보였다. 행안부는 8월 중 참여기업을 공모하고 9월 후보기관을 선정하는 등 민간플랫폼 개방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특히 기부가 집중되는 12월까지는 민간플랫폼을 통한 기부를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게 행안부 생각이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국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친숙하게 느끼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고향사랑 마음을 편리하게 전할 수 있도록 민간플랫폼 도입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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