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원도심 부활 키워드는 ‘먹거리·근대문화’
대전시 옛 청사 활용 추진
성심당·0시축제 연계 기대
대전시 원도심이 ‘먹거리’와 ‘근대문화유산’을 기반으로 부활을 꿈꾸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한때 대전시청과 충남도청 등 공공기관이 밀집해 대전의 중심이었던 원도심은 공공기관 등이 떠난 이후 급격히 쇠퇴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1일 대전시 등에 따르면 시는 최근 매입한 옛 대전부청사에 스타벅스 고급형 매장인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유치에 나섰다. 옛 대전부청사는 일제강점기인 1937년 대전읍이 대전부로 승격하면서 건립된 첫 청사다. 대전시는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다고 판단해 지난 1월 342억원을 들여 매입을 결정했다.
대전시가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는 미국 시애틀·시카고·뉴욕과 일본 도쿄, 중국 상하이, 이탈리아 밀라노, 인도 뭄바이 등 전 세계에 7곳밖에 없으며 원두를 볶는 진풍경을 감상할 수 있고 독특한 커피와 굿즈가 있어 관광객들이 해당 나라를 방문하면 들르는 곳 중 하나로 꼽힌다. 대전시는 최근 국내 스타벅스 오픈 권한을 가지고 있는 신세계측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장우 대전시장까지 나서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유치에 나선 이유는 무엇보다 옛 대전부청사의 위치에 있다. 옛 대전부청사는 전국적인 빵집 명소로 떠오른 성삼당 본점에서 불과 50m 떨어져 있다. ‘빵과 커피’라는 먹거리에 근대문화유적이라는 역사와 이야기까지 덧붙인다면 이들 지역을 원도심 부활의 중심지로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대전 원도심은 대전시청 충남도청 등 공공기관이 신도심과 충남 내포신도시로 옮겨가면서 급속히 쇠퇴해왔다. 최근엔 원도심 중구에 위치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신도심인 유성구로 이전, 논란을 빚기도 했다.
대전시는 원도심 부활동력을 ‘먹거리’와 ‘근대문화유산’ 등 문화 중심으로 바꾸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전역과 공공기관 등이 100년 가까이 위치하면서 원도심에 발달한 ‘먹거리’와 ‘근대문화유적’을 활용하는 것이다. 쇠락했던 대전역 인근의 소제동이 전국적인 유명장소로 떠오른 이유이기도 하다. 소제동엔 관사촌 등 대전역 부근 마을을 그대로 살린 다양한 음식점이 들어서있다.
시는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실제 대전시는 지난달 23일 전국에서 처음으로 ‘근현대 건축문화유산 전수조사’를 벌여 역사성과 희소성이 있는 308건을 우수건축문화유산으로 선정했다. 이 가운데 87%가 원도심인 동구와 중구에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심당은 지난해 영업점이 대전에만 있으면서도 국내 대기업을 누르고 영업이익 1위를 기록해 화제가 됐다. 그만큼 많은 고객이 전국에서 몰려든 것이다.
여기에 대전시는 원도심 부활을 위한 ‘대전 0시 축제’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9일부터 17일까지 원도심인 대전역~옛 충남도청사 일원에서 대대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대전부청사의 공공성을 살리면서 현재에 맞게 활용도를 높인다면 지역을 살리는 좋은 장소가 될 것”이라며 “0시 축제 등을 통해 원도심 부활을 강력히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