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체불액 1조원 넘겨 15만명 피해
‘사상최대’ 작년보다 27% 늘어
올해 사상최초 ‘2조원’ 넘을 듯
#. 인천의 공공건설현장 3곳은 1년간 근로자 임금을 총 2595회(명)에 걸쳐 근로자 본인이 아닌 인력소개소 또는 현장팀장에게 지급했다. 이 중 1개 현장에서는 전문건설업체 2곳이 무면허 건설업자 이른바 ‘오야지’에게 불법 하도급을 줬다.
#. 부산·울산·경남 내 관광지에 위치한 일부 카페·음식점은 2022년부터 관공서 공휴일 규정이 5인 이상 사업장에도 적용됨에도 공휴일 휴가를 주지 않고 연차휴가로 대체했다. 합리적인 이유 없이 단시간 근로자에게만 명절상여금 성과금 식대 등도 지급하지 않았다.
올해 상반기 임금체불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전체로 2조원을 넘을 가능성이 높다. 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6월 체불액은 1조436억원, 체불 피해 근로자는 모두 15만50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체불액은 2204억원(26.8%), 피해 근로자는 1만8636명(14.1%) 증가했다.
지난해 체불액은 1조7846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었다. 벌써 올해 상반기에만 1조원을 넘어선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사상 최초로 올해 전체 2조원을 넘을 가능성이 크다.
상반기 체불액 중 78.9%인 8238억원이 청산됐다. 고용부는 임금체불의 급격한 증가의 원인으로 건설경기 부진 등 경제적 요인으로 분석했다.
특히 지난해 건설업 체불이 전년 대비 49.2% 급증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26.0% 늘어 2478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업종 중에선 제조업 체불 규모(상반기 2872억원)가 가장 크다. 하지만 전체 체불액에서 건설업 비중은 2020년 17.6%에서 올해 상반기 23.7%로 증가 추세다.
보건업 체불액도 상반기 71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8% 급증했다.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소규모 요양병원 등을 중심으로 체불이 나타나고 있다.
고용부는 내수 부진으로 자영업자 폐업이 늘어난 것도 체불액 증가로 이어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용부는 건설현장을 포함한 총 1만1964개의 사업장에서 임금체불, 근로계약서 미작성 등 3만6363건의 노동관계법 위반사항을 적발했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적발된 체불임금은 390억원((5만8000여명분)으로 이 가운데 272억원(4만2000여명분)을 청산했다. 고용부는 하반기에도 노동약자 보호를 위한 근로감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건설현장 등 외국인 다수 사업장에 대한 근로감독을 확대한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